牧民心書

세 냥 주고 땜질한 엽전 한 냥

eorks 2011. 2. 6. 20:13

牧民心書
제2장 율기 6조[관리들이 지녀야 할 마음 자세들]
세 냥 주고 땜질한 엽전 한 냥
私用之節夫人能之니라. 公庫之節民鮮能之니라.
사용지절부인능지니라. 공고지절민서능지니라.
視公如私라야 斯賢牧也라.
시공여사라야 사현목야라.
자기 것을 절약하는 일은 보통 사람도 할 수 있지만, 공고(公庫)를
절약하는 이는 드믈다. 공물을 사물처럼 보아야 어진 목민관이라
할 수 있다.
- 절용(節用) -
    
      옛날에 마을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정승 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하루는 이 정승이 하인을 불러 테두리가 떨어져 나간 엽전 한 냥을 주
    면서 말했다.
      "이 엽전을 가지고 대장간에 가서 떨어져 나간 테두리를 깨끗하게
    땜질하여 오너라."
      하인은 주인이 주는 엽전을 받아 가지고 대장간으로 달려갔다. 하인
    은 집을 나간 지 한참만에야 돌아와 이렇게 말했다.
      "이 귀 떨어진 엽전을 때워서 제대로 동전 구실을 하게 고치려면 세
    냥이 들어간다고 해서 그냥 돌아왔습니다. 한 냥짜리 엽전을 고치기 위
    해 세 냥의 공전을 줄 수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하인은 당연히 정승에게 칭찬을 들으리라는 자신감에 당당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정승은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하기는 네 말이 맞다. 공전이 세 냥이라면 결국 두 냥을 밑지는 것
    이니 당연히 그냥 돌아왔겠지.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라."
      하인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예? 무엇을요?"
      "세 냥을 주고서라도 이 돈을 고쳐 쓴다면, 작게는 내 돈 한 냥을 살
    리는 것이고, 크게는 우리나라 전체의 돈 가운데 한 냥을 살리는 일이
    아니겠느냐? 만약 이 돈을 못 쓰게 되었다고 해서 그냥 버린다면 결국
    나라의 돈 한 냥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거야........"
      하인은 이내 기가 죽었다.
      "또한 대장장이에게 세 냥을 주더라도 그 돈은 살아 있는 돈이니 나
    라의 돈이 줄어들 리가 없고, 대장장이의 수입이 늘었으니 크게 보아서
    는 나라의 경제에 보탬이 되는 일이 아니겠느냐?"
      하인은 그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어서 대장간으로 달려가 대장장에게 세 냥을 주고 못 쓰
    게 된 한 냥을 땜질하여 오거라."
      하인은 정승의 큰 안목에 감탄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대장간으로
    달려갔다.
    

......^^백두대간^^........白頭大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