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民心書 3. 奉公 六條(봉공 6조)
제1조 선화(宣化) : 임금의 덕화를 널리 펄쳐야 |
◎ 군수나 현령은 본래 임금의 뜻을 받들어 흐르게 하고 널리 교화를 펴
는 것인데, 요즈음 감사에게만 이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 윤음이 이 고을에 도착하면 백성들은 모아놓고 친히 선포하여 국가
의 은덕을 알게 하여야 한다.
◎ 교문(敎文)이나 사문(赦文)이 현에 도착하면 사실의 요점을 뽑아
백성들에게 선유(宣諭)하여 각자 모두가 잘 알도록 하여야 한다.
◎ 망하(望賀)의 예는 엄숙하고 조용히 올려야 하며, 최대한 경건하
게 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조정의 존엄함을 알게 해야 한다.
◎ 망위례(望慰禮)는 일체 의주(儀注)를 따라야 하지만, 옛날의 예
를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
◎ 나라의 제삿날에는 공무를 보지 않고, 형벌도 집행하지 않으며, 음
악도 베풀지 말아야 하는데, 모두 범례에 따라 해야 한다.
◎ 조정의 법령이 내려왔는데 백성들이 좋아하지 않아서 봉행할 수 없
으면 병을 핑계 삼아 벼슬을 그만두어야 한다.
◎ 새서(璽書)가 멀리 내려오는 것은 목민관의 영광이요, 꾸짓는 책
유(責諭)가 때때로 오는 것은 목민관의 두려움이다.
윤음 : 임금님의 명령.
교문 : 임금님의 명령을 적은 글.
사문 : 죄를 사면하는 글.
선유 : 임금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는 것.
망하 : 명절 날.
망위례 : 국상,대궐을 향해 조의를 표하는 의식.
의주 : 나라의 의식 절차를 적은 책.
새서 : 임금의 명령을 적은 글.
책유 : 임금이 백성에게 내리는 훈시.
제2조 수법(守法) : 흔들림 없이 법을 지켜야 |
◎ 법이란 임금의 명령이다. 법을 지키지 않음은 임금의 명령을 따르
지 않는 것이 되는데, 신하로서 감히 그래서야 되겠는가.
◎ 법을 굳게 지켜서 굽히지도 흔들리지도 않으면 사사로운 욕심이 물
러가고 천리(天理)가 유행(流行)하게 될 것이다.
◎ 국법이 금하는 것과 형률에 실려 있는 것은 마땅히 두려워하여 감
히 범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 이익에 유혹되지 않고 위협에 굴복되지 않는 것이 법을 지키는 도
리이다. 비록 상관이 독촉하더라도 받아들이지 않는 굳건함이 있
어야 한다.
◎ 해가 없는 법은 지키어 고치지 말고, 사리에 맞는 관례는 따르고 버
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 한 고을의 예란 그 고을의 법이다. 그것이 사리에 맞지 않을 때에는
수정하여 지켜야 한다.
유행 : 널리 퍼져 돌아다님.
◎ 예의를 갖춰 교제하는 것은 군자가 신중히 여기는 바이니, 공손함
이 예의에 가까우면 치욕스러움을 멀리 할 수 있을 것이다.
◎ 외관(外官)이 사신과 서로 만날 때는 예의를 갖춰야 하는데 그 예
의는 나라의 법전에 실려 있다.
◎ 연명(연命)의 예를 감영에 나아가서 행하는 것은 옛 예가 아니다.
◎ 감사는 법을 집행하는 관리이니, 비록 옛날부터 좋게 지내는 사이
라 하더라도 그것을 믿어서는 안 된다.
◎ 영하 판관은 상급 영에 대하여 각별히 공경하며 예를 극진히 하여
소흘한 점이 있어서는 안 된다.
◎ 상사가 아전과 군교들의 죄를 조사하느라 다스릴 때에는 일이 비록
사리에 어긋나더라도 순종하고 어기지 않는 것이 좋다.
◎ 잘못은 목민관인 자신에게 있는데 상사가 자기에게 아전과 군교의
죄를 다스리라고 하는 경우에는 죄수를 다른 고을로 옮겨 다스리기
를 청해야 한다.
◎ 상사가 명령한 것이 공법에 어긋나고 백성들에게 해가 되는 것이면
꿋꿋하게 굽히지 말고 확실하게 지켜야 한다.
◎ 예는 공손히 하지 않으면 안 되고 의는 결백하게 하지 않을 수 없
으니, 예와 의가 아울러 온전하여 온화한 태도로 도에 맞아야 이런
사람을 일러 군자라 한다.
◎ 이웃 고을과 서로 화목하고 예로써 대접해야 뉘우침이 적을 것이
다. 이웃 목민관과는 형제 같은 의가 있어야 하는데, 비록 상대방
쪽에 잘못이 있더라도 그 자와 같아서는 안 될 것이다.
◎ 교대한 사람과는 동료의 우의가 있으니, 뒷사람에게 미움 받을 일
을 앞사람이 하지 말아야 원망이 적을 것이다.
◎ 전관에게 흠이 있으면 덮어 주어 나타나지 않도록 하고, 전관이 죄
가 있으면 도와서 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대체로 정사의 너그럽고 가혹한 것과 정령의 좋고 나쁜 것은 계승
하기도 하고 변통하기도 하여 그 잘못된 점을 해결해야 한다.
외관 : 조정 밖의 관원, 수령을 뜻한다.
연명 : 임금의 명령을 받아들이는 것
제4조 문보(文報) : 대공문서의 처리는 완벽하게 |
◎ 공문서는 마땅히 정밀하게 생각하여 손수 써야지 아전들의 손에 맡
겨서는 안 된다.
◎ 공문서는 격식과 문구가 경사(經史)와 다르기 때문에 서생이 처음
부임하면 흔히 어리둥절하게 된다.
◎ 상납의 글, 기송(起送)의 글, 지회(知會)의 글, 도부(到付)의 글 등은
아전이 관례에 따라서 보내도 좋다.
◎ 폐단을 말하는 공문, 청구하는 공문, 방색(防塞)하는 공문, 변송(辨
訟)하는 공문은 반드시 그 문장이 분명하고 성의가 간절하여야 사람
을 움직일 수 있다.
◎ 인명에 관한 보고서는 고치고 지우는 것을 염려해야 하고, 도적에
관한 보고서는 그 봉함을 비밀히 해야 할 것이다.
◎ 농사 형편에 대한 보고서와 비가 온 데 대한 보고서는 늦게 해도
될 것과 빨리 해야 할 것이 있다. 요컨대 모두 제때에 맞추어 해야
무사하게 된다.
◎ 마감의 보고서는 잘못된 관례는 바로잡아야 하고, 연분의 보고서
는 부정의 사단을 잘 살펴야 할 것이다.
◎ 조목의 수가 많은 것은 장부에 색인을 만들어 붙여야 하고, 조목이
적은 것은 후록(後錄)에 정리해 둔다.
◎ 월말의 보고서 가운데 없어도 좋은 것은 상사와 의논하여 없애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여러 영에 대한 보고서나, 아영에 대한 보고서, 그리고 경사에 대한
보고서나, 사관에 대한 보고서 등은 모두 관례에 따른 것이니 특별
히 유의할 것은 없다.
◎ 이웃 고을로 보내는 문서는 말투를 좋게 하여 오해가 생기지 않도
록 해야 한다.
◎ 공문이 지체되면, 반드시 상사의 독촉과 문책을 당하게 될 것이니,
이는 봉공하는 도리가 아니다.
◎ 위로 올리고 아래로 전하는 문서들은 마땅히 기록하여 책으로 만들
어서 후일에 참고하도록 하고, 기한이 정해진 것이 있다면 따로 작
은 책을 만들어야 한다.
◎ 만약 국경 관문의 열쇠를 맡아 곧장 장계를 보낼 때는, 더욱 격식
과 관례를 분명히 익혀 두려운 ㅌ내도로 조심하도록 해야 한다.
문보 : 문서로 보고하는 일.
마감 : 회계장부 등을 결산하는 일.
장계 : 임금에게 보고하는 글.
◎ 재물은 백성에게서 나오는 것이며, 이를 수납하는 자는 목민관이
다. 아전의 부정을 잘 살피기만 하면 비록 목민관이 관대하게 하더라
도 폐해가 없지만 아전의 부정을 살피지 못하면 비록 엄하게 하더라
도 이익이 없다.
◎ 전조나 전포는 국가의 재정에 가장 긴급한 것들이다. 넉넉한 민호
의 것을 먼저 징수하되, 아전들이 훔쳐 빼돌리지 못하게 해야만 제
기한에 댈 수 있을 것이다.
◎ 군전, 군포는 경영에서 항상 독촉하는 것들이다. 거듭 징수하는가
를 잘 살피고, 퇴짜 놓는 일이 없게 하여야 백성의 원망이 없을 것이
다.
◎ 공물이나 토산물은 상사에서 배정하는 것이다. 전에 있던 것을 성
심껏 이행하고 새로 요구하는 것을 막아야 폐단이 없게 될 것이다.
◎ 잡세나 잡물은 가난한 백성들이 몹시 괴로워하는 것들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보내도록 하고, 마련하기 어려운 것은 사절하여
야 허물이 없게 된다.
◎ 상사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을 군현에 간제로 배정하면 목민관은
마땅히 그 이해를 차근차근 설명하여 봉행하지 않기를 기해야 한다.
◎ 내수사나 제궁에 상납할 때 그 기일을 어기면 역시 사단이 생기니
소흘리 해서는 안 된다.
내수사 : 대궐안에서 쓰는 물건을 관리하는 관서.
제6조 요역(搖役) : 내가 할 일은 내가 해야 |
◎ 상사(上司)에서 차출하여 보내면 모두 순순히 받들어 행해야 한다.
일이 있다거나 병이 났다고 핑계를 대어 스스로 편하기를 꾀하는 것
은 군자의 도리가 아니다.
◎ 상사의 공문서를 가지고 서울에 가는 인원으로 차출되었을 때는 사
절해서는 안 된다.
◎ 궁묘의 제사 때 제사를 지내는 관원으로 차출되면 재숙(齋宿)하고
제사해야 한다.
◎ 시원(試院)에 경관과 함께 고시관으로 차출되어 과장에 나가게 되
면 한결같은 마음으로 공정하게 집행해야 하고, 만일 경관이 개인
적인 정을 행하려고 한다면 옳지 않음을 고집해야 할 것이다.
◎ 사람 목숨이 달린 옥사(獄事)에 검시관이 되기를 피하려 하면, 국가
에는 그것을 다스리는 일정한 법률이 있으니 범해서는 안 된다.
◎ 추관(推官)이 편의를 취하여 문서만을 거짓으로 꾸며서 상사에게
보고하는 일은 옛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 조운(漕運)을 감독하는 차사원이 되어 조창에 가서 잡비를 덜어주
고 아전이 함부로 빼앗는 것을 금지하면, 칭송하는 소리가 길가에
가득할 것이다.
◎ 조선(漕船)이 자기 경내에 침몰하면, 쌀을 건져내고 쌀을 말리는
일은 불타는 것을 구해 내듯이 급하게 하여야 한다.
◎ 칙사를 맞이하고 보낼 때, 차사원이 되어 호행하게 되면, 각별히 공
경하여 사단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 표류해 온 배에 대하여 실정을 물을 때는, 사정은 급하고 행하기는
어려운 것이니 지체하지 말고 시각을 다투어 달려가야 한다.
◎ 제방을 수리하고 성을 쌓을 때, 차사원이 되어 가서 감독하게 되
면, 백성들을 위로하여 인심을 얻도록 힘써야 그 일의 공이 이루어
질 것이다.
제숙 : 제사지내기전에 경건한 마음으로 밤을 보냄.
시원 : 과거 시험을 보는 곳.
추관 : 죄를 조사하는 관원.
조운 : 배로 곡식을 운반하는 일.
조선 : 물건을 실어 나르는 배.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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