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돌*생일*화갑에 시인들이 보내는 言語의 축전
복되어라 생명의 탄생이여!
|
아내의 생일
-권 용 태-
아내는 나보다 세 살이 더 적은
쉰세 살의 나이
음력으로 오월의 단오(端午)
다음 날이 생일이다
믿음은 버팀목 같은
명암(明暗)의 세월 속을
살아오면서
이제 정려(靜慮)한 마음으로
아내의 생일을 챙겨야 할 나이에도
나는 언제나 잊어버리기 일쑤
항상 새로운 다짐으로
아내의 생일을
낡은 수첩에 기록해 두고
기차 시간 외우듯
수없이 되뇌어 보았어도
깜짝 놓쳐버린 안개 바다
내년엔 꼭 챙겨주어야지
내년엔 꼭 불을 밝혀야지
아품의 쳇바퀴 속을 달려간다
시작(詩作) 노트
결혼한 지 올해로 꼭 삼십 년이 된다. 그런데도 아내의 생일을
기억하고 챙겨준 적이 거의 없다. 매년 되풀이되는 실수(?)를
만회하고자 때로는 달력에 표시해 두도, 수첩에 기록해 두었다
가도 그냥 지나처 버리기 일쑤여서 막상 생일이 되고 보면 여
간 미안하지가 않다. 여자로보다는 동반자로서 더할 수 없이 친
숙한 사이가 되었는데도 아내에게 작은 화답(和答)도 없이 살아
가는 철부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살아 간다. 이러다간 영원히 아
내에게 이 작은 빚도 못 갚을 것같아 초조해지기까지 한다.
|
......^^백두대간^^........白頭大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