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들의 축전

회갑을 맞는 부모님께

eorks 2011. 10. 7. 00:08

탄생*돌*생일*화갑에 시인들이 보내는 言語의 축전
복되어라 생명의 탄생이여!

제 4 부 화갑(華甲)
회갑을 맞는 부모님께
-자녀들이-
      -유 승 우- 당신은 바람 속을 날아온 한 쌍의 새였습니다 당신들의 흰 머리털에서는 삶의 어두운 골짜기를 지나 가파른 고개를 넘을 때 당신들의 입을 막던 바람의 흐렁흐렁 울던 소리가 들립니다 자식에게 먹일 낱알을 시린 부리에 물고, 둥지를 만들 마른 나뭇가지를 시린 발가락에 찝고, 예순 개의 들판을 건너서 예순 개의 고개를 넘어서 이제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당신들은 먼 세월을 흘러온 한 쌍의 강물이었습니다 당신들의 일그러진 주름살에서 삶의 가파른 산비탈을 지나 캄캄한 낭떠러지를 만날 때 폭포처럼 울며 깨어지던 물방울의 흐느끼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흐르다가 흐르다가 산 같은 절망도 만나고 바위 같은 아품을 만나면서, 예순 개의 들판을 지나서 예순 개의 산을 넘어서 이제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날의 아품과 지난 날의 눈물을 새로운 생명의 불꽃으로 태우려고 이제 예순 개의 촛불을 밝혔습니다

......^^백두대간^^........白頭大幹

'詩人들의 축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들레  (0) 2011.10.09
부모님의 회갑을 축하드립니다  (0) 2011.10.08
빛나는 길  (0) 2011.10.06
그 얼굴  (0) 2011.10.05
산은 언제나 젊습니다  (0) 2011.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