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돌*생일*화갑에 시인들이 보내는 言語의 축전
복되어라 생명의 탄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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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영혼의 사과나무를
-환갑날에 드리는 시-
-권 택 명-
십 년이면 변한다는 강산을
여섯 번 보아 오셨지만
아버님,
아직은 온전히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닙니다
바람 같고 안개 같은
시간 속을 걸어오신
발자국을 보십니까
더러는 지워지고
더러는 선명하게 남아 있는
그 땀방울의 무게만큼
이 날의 귀한 서심을
박수로 기립니다
지나간 날을 이처럼
한 순간에 메워지고
오직 주름진 이마와
흰 머리 가득한 모습만 남았다 해도
섭섭해하지 마십시오
어머님,
아직은 더 가셔야 할 길이 남아 있고
마음만 열면 바라다 보이는
빛나는 길이 있습니다
이제 순하게 귀를 풀어놓고
힘주어 다물었던 입술이 있다면
서둘러 누그러뜨리시고
그리고, 그리고
닫아걸었던 마음의 빗장이
아직 녹슬지 않았다면
그 또한 열어제치고
더 먼 곳
영혼의 심연을 들여다보십시오
초침같이 살아온 어제보다
더 촘촘히 살아가야 할 내일
마지막 경주의 봉우리가
보이지 않습니까
빛나는 생애가
아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 시간, 뿌린 씨앗들이 이곳 저곳
크고 작은 나무로 자라고 있음을 보시며
오늘 다시 새로운
영혼의 투명한 한 그루
나무를 심으십시오
별처럼 맑고도 빛나는 열매 가득한
썩지 않는 한 그루
생명의 나무를 심으십시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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