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훼상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요. 이름을 후세에 날려서 부모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 효도의 마지막이니라.
선현들은 신체발부는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므로 이를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효의 출발점이라 여겼다.
하지만 이 말조차 뒤 집어 생각해 보면 무엇보다 자식의 건강을 염려하는 부모의 마 음을 담고 있다.
<예기>에 전한다.
악정(樂正) 자춘(子春)이란 사람이 어느 날 댓돌에서 내려오다가 발을 잘못 디뎌 다리를 삐었다.
그래 서 몇 달 동안을 출입을 못하고 집 안에 누워 있었다.
하루는 제자 중의 한 사람이 병문안을 갔다가 스승의 초췌한 안색을 보고 걱정이 되어 물었다.
"선생님의 상처는 다 나으셨을 텐데, 아직도 문 밖엘 나오지 않으시고 안색도 좋지 않으시니 무슨 까닭입니까?"
"그 참 좋은 질문일세, 나는 전에 증자(曾子)에게서 그의 스 승 공자의 말씀이라고 듣기를, 이 세상에는 사람보다 더 위대 한 것이 없다네, 그런데 사람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것이지, 몸 뚱이와 살갖과 머리털 하나까지가 모두 부모에게 받은 것이라 네, 부모에게서 받은 몸을 온전하게 간수했다가 하늘에 도로 바치는 것이 효(孝)인 것이지, 군자는 잠시도 이 효를 잊어서는 안 된다네. 내가 다리를 다쳐 부모에게서 받은 사지육신을 성 하게 간직하지 못했으니 효도를 잊은 것이지. 그래서 내 마음 이 괴로운 것일세."
사람은 부모가 주신 이 몸을 조금이라도 상해서는 안 된다. 걸을 때나 앉을 때나 남과 말을 주고받을 때나, 언제나 부모에 게 효도를 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남과 애기할 때도 부모의 뜻을 잊지 않고 있으면 남에게 언짢 은 말을 하지 않게 된다.
남에게 언짢은 말을 안 하면 그 사람이 성난 소리로 내게 대들 턱도 없다.
그렇게 되면 분한 일을 당하 지도 않고 내 몸에 욕이 돌아올 까닭도 없을 테니 그것이 곧 효 도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