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좌우명(座右銘)

eorks 2013. 9. 7. 00:02
고전(古典) 이야기 ~효와 윤리~

좌우명(座右銘)
유교사회의 기본 윤리인 삼강오륜과 이에 대한 실천 윤리를 일 목요연하게 모아놓은 것 중 하나가 <명심보감> `입교편(立敎篇)`이다. 그 첫 장은 역시 공자 말씀으로 시작하고 있다.

자왈(子曰)
입신유의이효기본(立身有義以孝其本)
상사유례이애위본(喪祀有禮而哀爲本)
전진유렬이용위본(戰陳有列而勇爲本)
치정유리이농위본(治政有理而農爲本)
거국유도이사위본(居國有道而嗣爲本)
생재유시이력위본(生財有時而力爲本)

공자가 말했다.
입신(立身)을 함메 있어서 지켜야 할 도의가 있으니 효도가 그 근 본이요, 상사(喪事)에 있어서 예절이 있으니 슬퍼함이 그 근본이 요, 싸움터에 서열이 있으니 용맹이 그 으뜸이요, 나라를 다스리는 데 이치가 있으니 농사가 그 근본이요, 나라를 지키는 데 방법이 있으니 대대로 물려줌이 그 근본이요, 재물을 생산함에 때가 있으 니 노력을 그 바탕으로 삼는다.
이 `입교편(立敎篇)`이 흥미로운 것은 선현들의 실천윤리를 세세하게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성리학 대가 정이천의 제자인 북송의 장사숙(張思叔)과 남송의 학자 범익겸(范益謙) 두 사람의 좌우명이 눈길을 끈다.
먼저 장사숙의 좌우명이다.
"무릇 말은 반드시 충성되고 믿음직스럽게 하며, 무릇 행실 은 반드시 돈독하고 공경스럽게 하며, 음식은 반드시 삼가고 절제하며, 글씨는 반드시 반듯하고 바르게 쓰며, 용모는 반드 시 단정하고 정중하게 하며, 의관은 반드시 갖추어 입어라. 걸 음걸이는 반드시 침착하고 안존하게 하며, 거처하는 곳은 반드 시 안정되고 조용하게 하며, 일을 할 때는 반드시 계획을 세워 시작하며, 말을 할 때는 반드시 그 실행 가능성을 생각해서 하 며, 인륜도덕을 반드시 굳게 지키고 실천하며, 일을 수락할 때 는 반드시 신중히 생각해서 하며, 남의 선행을 보면 자기가 한 듯 기뻐하며, 남의 악행을 보거든 자신이 한 듯이 걱정하라. 무 릇 이 열 네 가지는 모두 내가 아직 깊이 깨닫고 실행하지 못한 것이다. 이를 자리의 오른편에 써 붙여 놓고 아침저녁으로 보 면서 경계하고 있다."
다음은 특히 공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범익겸 (范益謙)의 좌우명.
"첫째, 조정의 이해와 변방의 보고와 관직의 임명에 대해 말 하지 마라. 들째, 주와 현을 다스리는 관원의 장단점과 득실(得失)에 대해 말하지 마라. 셋째, 여러 사람이 저지른 과오와 악 행에 대해 말하지 마라. 넷째, 벼슬길에 나아가 기회를 잡아 권 세에 아부하려는 생각에 대해 말하지 마라. 다섯째, 재물이 많 고 적음, 또는 가난을 피해 부자가 되려는 생각에 대해 말하지 마라. 여섯째, 음탕하고 난잡한 농담, 여색에 대해 말하지 마 라. 일곱째, 남의 물건을 탐내고 술과 안주를 얻어먹으려는 생 각을 말하지 마라. 또한, 남의 편지를 뜯어보거나 지체해서는 안 되며, 곁에 있으면서 남의 사사로운 글을 엿봐서는 안 되며, 남의 집에 갔을 때 남의 글을 훔쳐보지 말며, 남의 물건을 빌렸 을 때 훼손하거나 안 돌려주면 안 되며, 음식을 가려서 먹지 말 며, 남과 함께 있을 때 자기만 편하고자 하지 말며, 타인의 부귀 를 지나치게 부러워하거나 폄훼하지 마라. 무릇 이러한 것들을 범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마음 씀씀이가 바르지 않음을 알 수 있으며, 마음을 바르게 하고 몸을 닦는 데 크게 해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글을 써서 스스로 경계토록 하 는 바이다."
형식은 다르지만 주나라 무왕(武王)과 강태공의 대화 역시 새겨둘 만하다. 무왕은 문왕의 아들로 이름은 (발(發)이다. 아버 지 문왕의 뜻을 따라 강태공을 태사로 받들고 은나라 주왕(紂王)을 멸하여 주 왕조를 일으켰다.
무왕이 태공에게 물었다.
"사람들이 같은 세상에 사는데 어찌하여 귀천과 빈부가 고르 지 않습니까? 원컨대 말씀을 통해 깨우침을 얻고자 합니다."
태공이 대답했다.
"부귀는 성인의 덕과 같아서 모두가 천명에 의해 좌우되는 것입니다. 부자는 쓰는 데 있어서 절제가 있지만, 가난한 사람 은 집안에 `십도(十盜 ; 열가지 도둑)`가 있습니다."
무왕이 물었다.
"우엇을 `십도(十盜)`라고 합니까?"
태공이 대답했다.
"다 익은 곡식을 제때 거둬들이지 않는 것이 첫째 도둑이요, 남김없이 거둬들여서 창고에 쌓아두지 않는 것이 둘째 도둑이 요, 일 없이 등불을 켜놓고 자는 것이 셋째의 도둑이요, 게으름 을 피워 밭을 갈지 않는 것이 넷째의 도둑이요, 남에게 공을 베 풀지 않는 것이 다섯째의 도둑이요, 오로지 교활하고 해로운 짓만 하는 것이 여섯째의 도둑이요, 딸을 너무 많이 낳아서 기 르는 것이 일곱째의 도둑이요, 낮잠을 자고 아침에 늦게 일어 나는 것이 여덟째의 도둑이요, 술을 탐하고 환락에 빠지는 것 이 아홉째 도둑이요, 심하게 남을 시기하는 것이 열째 도둑 입니다."
무왕이 물었다.
"집에 십도가 없는데도 부자가 되지 못하는 것은 왜 그렇습 니까?"
태공이 대답했다.
"그런 사람의 집에는 반드시 `삼모(三耗)가 있습니다.
무왕이 물었다.
"삼모는 무엇입니까?"
태공이 대답했다.
"창고가 부서져 비가 새는데도 고치지 않아 쥐나 새들이 마 구 먹어대게 하는 것이 첫째 손실이요, 거두고 씨 뿌릴 때를 놓 치는 것이 둘째 손실이요, 곡식을 흘려 더럽히는 것이 셋째 손 실입니다."
무왕이 물었다.
"집에 삼모가 없는데 부유하지 못한 것은 왜 그렇습니까?"
태공이 대답했다.
"그런 사람의 집에는 반드시 일착(一錯), 이오(二誤), 삼치 (三痴), 사실(四失), 오역(五逆), 육불상(六不祥), 칠노(七奴), 팔천(八賤), 구우(九愚), 십강(十强)이 있어서 스스로 그 화를 부르는 것이지 절대로 하늘이 재앙을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무왕이 말했다.
"그 내용을 자세히 들려주십시오."
태공이 대답했다.
"아들을 기르며 가르치지 않는 것이 첫째의 그르침이요, 어 린아이를 훈도하지 않는 것이 둘째의 잘못이요, 새 아내를 맞 아들여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 것이 셋째 어리석음이요, 말하 기 전에 웃기부터 하는 것이 넷째의 과실이요, 부모를 봉양하 지 않는 것이 다섯째의 거스름이요, 밤에 알몸으로 일어나는 것이 여섯째의 꼴볼견이요, 남의 활을 당기기를 좋아하는 것이 일곱째의 쌍스러움이요, 남의 말을 타기를 좋아하는 것이 여덟 째의 천박함이요, 남의 술을 마시면서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 아홉째의 우매함이요, 남의 밥을 먹으면서 벗에게 주는 것이 열째의 뻔뻔함이 되는 것입니다."
무왕이 말했다.
"아아! 지극히 좋고도 옳은 말씀이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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