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저절로 생겨나는 오솔길

eorks 2013. 9. 9. 00:02
고전(古典) 이야기 ~노력과 발전~

저절로 생겨나는 오솔길
한나라 경제(景帝) 때 이광(李廣)이라는 맹장이 있었다. 당시 는 북방 이민족인 흉노와 한창 전쟁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이 광이 적진 깊숙히 들어가 기습 공격을 하여 목표를 이루긴 했 으나 많은 흉노 군사들에게 빽빽이 포위되어 버렸다. 이광은 필사적으로 활로를 찾으면서 군사들에게 명했다.

"침착하라. 달아나지 마라. 말에서 내려 안장을 풀어라."

갑자기 싸울 기세를 완전히 풀어버린 이광의 군사를 보고 적 군은 오히려 당황하기 시작했다. 상대방은 이광이 너무나 용감 무쌍한 장수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무슨 계략이 있는가 싶어 잠시 주춤하였다. 이광은 그 틈에 수십 명의 군사를 데리고 질 풍처럼 흉노의 선두 앞에 나가 적의 대장을 거꾸러뜨리고 도망 나왔다.

후에 <사기>에서 사마천은 이렇게 적었다.

"장군은 입을 잘 놀리지 않고 침묵을 지키지만 그 성실성은 천하에 알려져 있다. 복사꽃이나 오얏꽃은 아무 말 없어도 그 아름다움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모여들므로 나무 밑으로는 자연히 오솔길이 생기는 법이다."

성실한 사람은 그 스스로 드러내 보이지 않아도 그 곁에 항상 사람들이 모인다. 그렇게 모여드는 사람들의 발자국이 만들어 내는 오솔길은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지표가 된다.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보면 `복사꽃 피는 마을에 서 개가 짖고 뽕나무 밭에서 닭이 운다(도원견폐 상간계명 ; 桃源犬吠 桑間鷄鳴)`는 구절이 있다. 순박한 전원 풍경을 묘사한 것인데, 이를 인용하여 홍자성은 <채근담>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기고 있다.

문이졸진 도이졸성(文以拙進 道以拙成)
일졸자유무한의미 여도원견폐 상간계명 하등순방(一拙字有無限意味 如桃源犬吠 桑間鷄鳴 何等淳龐)
지어한담지월 고목지아 공교중 편각유쇠삽기상의(至於寒潭之月 古木之鴉 工巧中 便覺有衰颯氣象矣)

글은 졸(拙)함으로써 발전하고 도(道)는 졸함으로써 성취된다. 졸 자(字) 하나에 뜻이 무한하나니 도원에서 개가 짖고 뽕나무 밭에 서 닭이 운다는 것은 얼마나 순박하며, 차가운 연못에 달이 비치고 고목에서 까마귀가 운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공교로우면서도 그 속에서 문득 쓸쓸하고 처량한 기상을 느끼게 된다.

여기서 `졸(拙)`은 `성실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즉 성심을 다 함으로써 학문이나 도를 성취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 다. 이에 더해 그는 다음과 같이 경고하고 있다.

작인 무점진간념두 편성개화자 사사개허(作人 無點眞懇念頭 便成個花子 事事皆虛)

사람에게 진지한 생각이 없으면 거지가 되고 만다. 모든 일이 허망 할 것이다.

`진지한 생각` 역시 `성실`을 의미한다. 성실하지 못하고 진 실성이 없는 사람에게 한두 번 속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에 가서는 그를 불신하고 상대하지 않게 된다. 이른바 `경계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는 결국 소외되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 고 그로 인해 빈천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속담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 른다."는 말이 있다. 사람을 사귐에 있어서는 겉만 보지 말고 그의 사람됨을 조심스럽게 살피고 이것저것 꼼꼼하게 따질 줄 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부장대불성어중자(夫藏大不誠於中者)
필근소성어외(必謹小誠於外)
이성기대불성(以成其大不誠)

마음속에 아주 나쁜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은 겉으로는 매양 성실 한 것처럼 행동한다. 이는 마음속에 있는 아주 나쁜 생각을 달성하 기 위해서이다.

<안자춘추(晏子春秋)> `외편(外篇)`에 있는 말로서 불성실한 사람을 경계하라는 뜻이다. 사람은 여러 부류의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리고 좋은 사람을 만나면 좋은 결 과를 맺고 나쁜 사람을 만나면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므 로 사람을 만나 관계를 맺으에 있어 그가 좋은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를 잘 가릴 줄 알아야 한다. 그 중요한 품성적 가치 기 준의 하나가 바로 성실함에있다는 것이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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