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古典) 이야기 ~슬기로운 이는 순시(順時)에 이룬다~ |
예로부터 신동이라고 하는 인재는 흔히 있어 왔다. 세 살 때에 이미 시를 지었다고 하는 김시습(金時習), 다섯 살에는 이미 <중용>과 <대학>에 능통했다고 한다. 여기서 생겨난 별명이 오세(五歲), 그리하여 그의 별칭은 김오세(金五歲)로 통한다. 그는 다섯 살에서 열세 살까지 김반(金泮)의 문하에 들어가 <논어>, <맹자>, <시경>, <춘추>를 배웠고, 다른 스승을 찾아가 <제자백가>를 익혔다고 한다. 가히 신동이 틀림없다. 다섯 살 때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 있는데 마침 마당에 봄꽃이 활짝 피었다. 장난삼아 시를 지어 보라고 하였다. 아마도 정말 지을 줄은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시습은 말이 떨어지자마자 이렇게 읊었다.
도홍류록삼월모(桃紅柳綠三月暮) 주관청침송엽로(珠貫靑針松葉露)
복사꽃 붉고 버들 푸르러 삼월도 저물었는데 푸른 바늘에 구슬을 꿰었는지 솔잎에 이슬 맺혔구나.
하도 신동이란 소문이 돌자 세종이 그를 불러 글을 시험해 보곤 너무나 기특하다 하여 비단 다섯 필을 선물로 주면서 그 무거운 비단을 어떻게 가져가나 시험을 했다. 그런데 아무런 어려움 없이 비단을 죽 풀더니 그 끝자락을 허리에 매고는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닌가. 어느 날은 조선조에 중국에서 사신을 보내겠다는 통첩이 왔다. 그런데, 사신이 들어오면 엉뚱한 트집을 잡기가 일쑤여서 대단히 애를 먹었다. 당시 일곱 살 난 매월당 김시습이 신하로서 걱정하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나섰다. "제가 중국에서 들어오는 사신을 되돌려 보내겠습니다." 어린 아이 말이라 우습기도 하였지만 기특한 면도 있어 혹시나 하고 임금에게 아뢰었다. 임금은 궁한 김에, "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 하고 승낙했다. 그리하여 일곱 살 난 김시습이 숨어서 사신을 기다리고 있는데, 강을 건넌 마부가 말채찍으로 쓰려고 버드나무 가지를 하나 척 부러뜨려 손에 쥐는 것이었다. 이것을 보던 사신이, "마득천리편(馬得千里鞭)이라!" 하니 갈대밭에서 노는 척하던 김시습이, "앵실일지춘(鶯失一枝春)이라!" 라고 중얼거리곤 태연히 놀고 있었다. "말이 천 리의 채찍을 얻었구나!" 하니 "꾀꼬리가 봄 가지 하나를 잃었구나!" 라고 읊은 것이다. 사신이 놀라 이것저것 물어보니 글도 배우지 않고 서당에도 다니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 한 번 더 시험을 하고 싶어서 먼저, "도화낙지불토닥(桃花落地不토닥)이라!" 했더니, "영월수침무담방(影月水沈無담방)이라!" 하는 것이 아닌가? 이 것은, "복숭아꽃은 땅에 떨어져도 토닥 소리가 나지 않는다!" 하니 "달그림자가 물에 잠겨도 담방 소리가 나지 않는다!" 대답한 것이다. 그 대꾸를 들은 중국 사신은 그냥 돌아갔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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