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주주공을 읊다

eorks 2014. 6. 18. 00:01
고전(古典) 이야기 ~슬기로운 이는 순시(順時)에 이룬다~

주주공을 읊다
이규보가 어느 날 많은 닭들이 벌레를 쪼아 먹는 것을 보았다. 그는 벌레가 닭에게 쪼아 먹히는 것이 불쌍하게 생각되었다. 그 닭이 미워서 쫓으며 시를 짓기를,

朱朱公(주주공)
好喙蟲(호훼충)
予不忍親(여불인친)
近勿便邇(근물편이)
汝莫慾我爲(여막욕아위)
好生本自期(호생본자기)
今我退老疎散(금아퇴로소산)
不卜朝天早晏(불복조천조안)
豈要聞渠報曉聲(기요문거보효성)
食眼尙欲避窓明(식안상욕피창명)

주주공아
너는 벌레 잡아먹길 좋아해
나는 차마 그것을 볼 수 없어
쫓으며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한다.
너는 내가 쫓는다 원망 말아라.
본래 살리기 좋아하기로 작정했단다.
지금 나는 벼슬에서 물러나 한가해,
조회 시간 이르고 늦은 게 아랑곳 없어
너의 새벽 알리는 소리 들으려 애쓸 게 무어냐,
늦잠자고 싶어 동창 밝아오는 게 귀찮기만 하다.<

이렇게 세 자에서 일곱 자까지 늘어놓으면서 짓는 시도 있다.
주주공(朱朱公)은 일명 닭을 말하는데 본래 주주공이 닭으로 변했으므로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닭을 부를 때 `구구`하는 것은 바로 이 `주주`라고 하는 것과 동일한 음이다. 아마도 음에서 따온 것인가 보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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