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野史

야행기(夜行記)(1)

eorks 2015. 4. 23. 06:56
韓國野史 이야기(夜談)

야행기(夜行記)(1)
    서당(書堂)이라고 해 봤자 남의 집 사랑에 불과한 곳이었다. 글 을 배우러 다니는 총각들도 겨우 여섯 명 뿐이었다. 하지만 글방 선생은 학식이 많은 분이어서 온 동네 사람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었으며, 학생들도 저녁밥까지 싸 가지고 다니며 밤 늦게 까지 열심히 공부를 했다. 어느 날, 선생이 낮선 총각 하나를 학동들에게 소개시키면서 말했다. "이번에 아랫마을 김 서방네 집을 사서 이사 온 한천수(韓千 洙)다. 오늘부터 함께 공부하게 되었으니 사이좋게 지내도록 해 라. 하지만 공부만은 서로 떨어지지 않도록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학동들은 접장의 말은 한 귀로 흘리면서 두 눈들은 크게 떴다. 새로 들어온 총각의 얼굴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유난히 긴 눈썹은 계집애의 그것처럼 칠흑같이 고왔고 동그 란 얼굴과 콧날, 그리고 영롱한 두 눈도 유난히 아름다웠다. 하지만, "천수라고 하오. 잘 부탁합니다." 하고 인사를 하는 굵직한 목소리는 남자의 그것이었다. 여섯 명의 학동들 중에 아랫마을에서 다니는 영봉(永鳳)이라는 총각이 있었는데, `으음, 저 애가 바로 어제 이사 왔다는 집 아들이군. 그나저 나 대단한 열성이로군. 이사 온 다음 날부터 자식을 서당에 보낼 정도니……` 하고 감탄을 했다. 동시에 마음 속으로부터 흐뭇한 기대감이 솟 았다. 그 때까지는 혼자서 어두운 밤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갔었 는데 이제 함께 갈 친구가 생겼다는 것이 우선 반가웠고, 그의 얼굴이 계집처럼 곱게 생겨서 좋았던 것이다. 때문에 그 날은 읽는 글의 내용이 머리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 았다. 저녁때가 되어 빙 둘러앉아 서로 해 가지고 온 밥들을 꺼내놓 고 먹기 시작했을 때, 학동들은 비로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 다. "영봉이가 제일 좋겠구나. 함께 다닐 길동무가 생겼으니……" 하고 한 학동이 말하자 천수가 미소지으며 반문했다. "아, 형님도 아랫마을에서 사시나요?" "그래, 그런데 천수는 올해 몇 살이야?" "열여섯입니다." "그럼 내가 형님 소리를 들어도 괜찮겠군. 열일곱 살이니까… …" "아, 네……" 영봉과 천수는 아무런 어색함도 없이 친해졌다. 그 날 밤, 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매봉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윗마을에서 아랫마을로 내려왔다. 윗마을과 아랫마을은 매봉산 줄기가 끝나는 나직한 산기슭을 돌아 미루나무들이 도랑가에 줄지어 서 있는 수레가 다닐 만한 길을 한참 동안 내려가면 나타나는 벌판에 있었다. 모두 십여 호밖에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이었는데, 산굽이를 도 는 곳에는 숲이 있어서 어두운 밤에는 누구나 그 곳을 지나가기 를 싫어했다. 그 날 밤만 해도 잔뜩 흐린 날이어서 주위가 무척이나 어두웠 기에 두 사람은 더없이 좋은 길동무가 될 수 있었다. 지금이나 옛날이나 총각인 이상에는 난데없이 여자 생각이 머 리 속에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인데, 그것도 열댓 살 때부 터 열일곱, 여덟 살 때까지가 한창이다. 더욱이 총각들끼리 모여 한담을 나누다 보면, 여자 이야기가 꼭 나오게 된다.. 영봉이 불쑥, "천수는 얼굴이 고와서 처녀들의 가슴 깨나 울렁거리게 만들 었겠군?" 하고 말하자 천수는 쑥스러워하면서 대답했다. "에이 참, 형님두……" 영봉은 원래 마음씨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약간 짓궂은 면이 있 었다. 천수가 쑥스러워하는 것이 재미 있었는지 그는 다시 물었 다. "여자를 품에 안은 맛은 어떨까?" "……" 천수는 대답하지 않으며 외면했다. 영봉은 점점 더 짓궂어졌다. "그래, 처녀애들이 얼마나 꼬였어?" "에이, 몰라요 형도 참……" 천수는 몸을 비비 틀면서 대답했는데 어두워서 보이지는 않았 지만 얼굴까지 빨개진 것 같았다.

......^^백두대간^^........白頭大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