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아내와의 첫 만남

eorks 2015. 10. 17. 12:32
학교법인 동서학원 설립자 장성만 박사의 1인 3역
역  경  의   열  매
아내와의 첫 만남
내 책을 읽고 그녀가 독후감을 보내왔다. 나도 답장을 보냈다. 우리는 그렇게 편지를 주고받으며 조금씩 신뢰를 쌓아갔다.
      하나님의 계획은 컴퓨터보다 치밀했다. 하나님의 섭리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작동되고 있었다. 사람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하나님은 헤아리신 다. 나는 그것을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라고 부른다. 내 삶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여지고 있었다. 1962년 1월 첫 주일. 나는 모교회인 부산 항서교회의 새해 첫 설교를 맡았다. 김창길 목사님의 특별한 배려였다. 일 본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나를 교인들에게 소개하려는 의 도도 있었으리라. "장성만 목사, 자네가 원단(元旦)설교를 해 주게." 원단설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김 목사님은 나 에게 특별한 기회를 주신 것이다. 그런데 이날 예배를 통 해 아주 소중한 한 사람을 만나게 됐다. 당시 성가대에서 찬양을 하던 한 여성이었다. 그녀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 업하고 이화여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었다. 그녀는 미국 유 학을 가기 위해 토플 점수도 확보해 뫃은 재원이었다. 부 산에서 이화여대에 진학한 것도 대단한데, 이제 미국 유학 을 가기 위한 만반의 준비까지 해 놓은 여성이었다. 그런 데 부모의 심한 반대 때문에 미국 유학의 꿈을 거의 접은 상태였다. "여자가 무슨 유학이냐? 혼자 외국에 나가는 것은 절대 로 용납 못한다. 유학 가서 망가질 수도 있다." 그런데 그녀가 나의 설교를 듣고 용기를 냈다. 내가 일본 유학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집회 가 끝난 며칠 뒤, 유학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나를 찾아 왔다. 첫눈에도 아주 호감이 가는 인상이었다. 교양 있는 가정 에서, 격조 있는 교육을 받은 기픔이 물씬 풍겨 나왔다. "목사님, 저도 일본 유학을 가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되 나요?" "왜 일본입니까, 아예 미국으로 가시지요." 진지한 질문에 가벼운 대답이었다. 그녀는 화들짝 놀랐다. "안돼요. 내가 미국에 간다고 하면 집에서 난리가 날 거 예요. 사실 일본 유학도 어떻게 될지 몰라요." 그녀는 유학에 대해 많은 것을 물었고, 나는 친절하게 대 답해 주었다. 헤어질 때, 내가 쓴 <생각 잃은 갈대>를 선물 로 주었다. 그것으로 우리의 만남은 일단 끝났다. 그런데 내 책을 읽고 그녀가 독후감을 보내왔다. 나도 답장을 보 냈다. 우리는 그렇게 편지를 주고받으며 조금씩 신뢰를 쌓 아갔다. 그리고 나는 일생을 함께 할 반려자가 되어달라고 프로포즈를 했다. 그녀는 부모님의 허락이 먼저라고 했다. 박동순 사랑하는 아내의 이름이다. 장인 박정수 씨는 오랜 판사 생활을 거쳐 부산시변호사회 회장을 맡고 있었고, 장모 최 정선 권사는 부산YWCA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었다. 일찍 사회활동에 눈을 뜬 가정임에도 불구하고 딸의 유학을 엄 격하게 반대했을 정도니, 당시 한국인의 의식이 얼마나 보 수적이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나는 일단 장인 될 분을 찾아뵙기로 했다. "저에게는 원대한 꿈이 있습니다. 넓은 세상에서 많은 지 식을 배워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입니다. 특히 고급기술을 가진 젊은이를 많이 양성해 조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또한 따님을 행복하게 해드릴 자신도 있습니 다." 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남 을 설득하는 데는 탁월한 능력이 있었다. 상대방을 자극하 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나의 생각을 전달하는 법을 알고 있 었다. 장인도 나의 그런 태도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나도 자네가 마음에 드네…." 장인은 나의 책을 읽었다고 했는데, 그것이 도움이 됐는 지 너무도 쉽게 결혼 승낙을 받았다. 그때 내 나이 서른둘 이었다. 하나님은 나의 필요를 미리 아시고, 좋은 배필을 예비해 두신 것이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요한복음 14장 1절) 우리는 한영교 박사를 모시고 성대한 약혼식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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