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우동과 냉장고

eorks 2015. 10. 11. 00:19
학교법인 동서학원 설립자 장성만 박사의 1인 3역
역  경  의   열  매
우동과 냉장고
하나님의 섭리는 참 오묘하시다. 우동과 냉장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물의 조합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조합을 통해 일본의 유명한 작가들을 만나게 하시고, 집필가로서의 경륜을 쌓게 해 주셨다. 하나님의 섭리는 그 어느 것 하나도 우연이 없다.
      나는 신앙의 위대함을 안다. 믿음은 두려움을 내쫓 는다. 믿음은 고독을 물리친다. 기도는 꿈을 현실로 바꾸 어 놓는다. 아무 배경도 없는 내가 일본 유학의 꿈을 이룬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였다. 나는 오사카 성서신학 교에 입학해 신학과 영어를 동시에 배웠다. 특히 클라크 교장의 친절과 뜨거운 복음 열정에 감동했다. 그 즈음 고국에서는 연일 우울한 소식이 들려왔다. 4·19 혁명과 5·16군사정변으로 정국이 매우 혼란스러웠다. 대한 민국의 운명이 풍전등화(風前燈火)처럼 위태롭게 보였다. 일본의 신학교에서 아침에 경건회가 열렸다. 그때마다 나의 조국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신의 나라가 지금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군인들이 들 고 일어났어요. 정말 걱정입니다. 당신의 나라를 위해 우 리가 힘을 모아 기도해 주겠습니다. 당신이 먼저 기도를 시작하세요." 나는 기도를 하다가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조국 의 암담한 현실에 서러움이 북받쳐 오른 것이다. 선교사들 도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녕 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 주었다. `자신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어 쩌면 저리도 뜨겁게 기도할 수 있을까. 예수를 믿는 선진 국 사람들은 확실히 다르구나.` 그것은 선교사들의 차원 높은 사랑이었다. 한번은 나고야에 사는 데이비스 선교사가 나를 초청했 다. 선교사 부부는 늦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열차 역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장 목사, 집에서 식사를 하기에는 너무 늦었어요. 중국 집에서 간단히 우동이나 한 그릇 먹고 갑시다." 우린 중국집으로 들어갔다. 제법 규모가 큰 음식점이었다. 그날이 마침 개업 20주년 기념일이었다. 음식점 사장은 경품 행사를 한다면서 손님들에게 번호표를 1장씩 나눠 주 었다. 음식을 먹고 나오려는데 경품 추첨이 시작됐다. "좀 기다려 봐요. 혹시 우리가 당첨될지도 모르잖아요." 선교사 부부가 말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가 특등에 당 첨됐다. 상품은 그 당시 내가 본 적도 없는 전자제품이었 던 냉장고였다. 모든 음식을 이곳에 넣어두기만 하면 금세 시원해지는 마술 같은 물건이었다. 당시 일반 가정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첨단기술의 제품이며 고가의 사치품이 었다. "장 목사, 축하해요. 하나님이 가난한 신학생에게 아주 특별한 선물을 주신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요." 참 신기한 일이었다. 우동 한 그릇을 먹고 고가의 상품을 받게 된 것이다. 나는 냉장고를 팔아서 목돈을 마련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일본 전역을 여행할 수 있었다. 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일본에서 유명한 소설가 7인 을 방문해 꼼꼼히 취재를 해두었다. 그 중에는 <영원한 서 장>을 쓴 시이나 린조, <열쇠>를 쓴 다니자키 준이치로, <육체의 문>을 쓴 다무라 다이지로 등이 포함돼 있었다. 나는 작가들을 방문해 취재한 것을 기획 정리하여 글로 써서 부산 국제신문사로 보냈다. 국제신문사에서는 `일본 대표 작가 회견기` 라는 제목으로 글을 연재했다. 이 글이 계기가 되어 나중에는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기행문을 신문에 연재했다. 하나님의 섭리는 참 오묘하시다. 우동과 냉장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물의 조합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조합 을 통해 일본의 유명한 작가들을 만나게 하시고, 집필가로 서의 경륜을 쌓게 해 주셨다. 하나님의 섭리는 그 어느 것 하나도 우연이 없다. 일본 생활은 참 행복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난나와 메추라기를 내려 자신의 백성을 먹이셨다. 나 역시 하나님이 매일 공급해 주시는 만나를 먹으며 학문의 바다 에서 마음껏 유영(遊泳)했다. 일본 유학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 할 무렵, 맥 시 선교사가 조용히 나를 불렀다. "장 목사,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인가요?" 나의 대답은 간결했다. "물론입니다. 내 조국을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그는 아주 진지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뭔가 중요한 이야 기를 꺼낼 때 짓는 그런 표정이었다. "내가 장 목사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어요." 맥시 선교사는 아주 신중한 표정으로 나의 반응을 살폈다. 하나님은 맥시 선교사를 통해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선물을 준비해 놓으셨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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