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신학을 공부하다

eorks 2015. 10. 8. 07:23
학교법인 동서학원 설립자 장성만 박사의 1인 3역
역  경  의   열  매
신학을 공부하다
인간의 삶과 죽음을 주관하는 분은 누구인가. 죽음 후에는 어떤 세상이 존재하는가. 그 수많은 질문들에 대한 동통된 대답은 단 하나였다. 하나님, 바로 그분 이었다.
      아버지는 항상 우리와 함께 있을 것으로만 알았다. 아침에 눈을 떠 보니 아버지의 기침 소리도, 가족을 깨우 던 우렁찬 음성도 들리지 않았다. 그 대신 할머니의 기도 소리가 그 공백을 메웠다. 할머니는 가족을 위해 단 하 루도 기도를 거르지 않았다. 여섯이나 되는 손자 손녀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가며 기도했다. 특히 장남에 대한 사랑 은 좀 각별했다. 어머니는 딸 둘을 낳은 후, 나를 낳랐다. 어머니가 나를 낳고 너무 힘이 들어 가만히 누워 있었더니, 아버지가 묻 더란다. "또 딸이야?" 어머니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휙 돌아서서 밖 으로 날갈 태세를 취했다. 그때 할머니가 아버지를 붙잡 았다. "애비야, 아들이다." "예? 아들이요?" 아버지는 반색을 하며 나를 들여다보았다고 한다. 아버 지는 아들에 대한 열망이 유난스러웠다. 그런 아들을 두고 세상을 떠났으니 얼마나 괴로우셨을까. 내 이름은 셋이나 된다. 할머니가 환갑일 때, 내가 태어 났기 때문에 `장환갑`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고모는 나를 `장복동`이라고 불렀다. 우리 가문에 큰 복을 불러올 아이 라는 뜻이다.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은 `장성만`이다. 성스 럽게 잘 자라기를 바라는 뜻에서 이 이름을 지었으리라. 나는 할머니의 찬송을 들으며 잠이 든 기억이 수없이 많다. 할머니의 기도와 찬송을 들으며 자란 것이 얼마나 큰 축 복인지 나중에야 알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부지런히 교회에 출석한 것은 믿음 때문 이 아니었다.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함이었다. 내 또래 아이들에게서 깊은 신앙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 리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버지를 여읜 후 생각이 달라졌다. 죽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죽음은 삶의 바로 옆 동네에 살고 있 었다. 죽음은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그러면 인 간의 삶과 죽음을 주관하는 분은 누구인가. 사람을 창조한 분은 누구인가. 죽은 후에는 어떤 세상이 존재하는가. 그 수많은 질문에 대한 공통된 대답은 단 하나였다. 하나 님. 바로 그분 이었다. `신학을 공부하자. 신학은 철학보다 우위 학문이다. 나의 삶을 모두 하나님께 드리자. 이것이 최고의 삶이다.` 내가 신학에 대해 일찍부터 관심을 가진 것은 아버지의 죽음과 무관하지 않다. 물론 할머니의 소박한 신앙과 영감 넘치는 기도에 힘입은 바도 컸으리라. 중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에 있는 신학교에 입학했다. 당시 부산은 피란민들로 넘쳐났다. 이곳저곳에 판자촌이 들어서고, 판자로 된 예배당도 눈에 띄었다. 마침 서울의 한 신학교가 이곳에 내려와 임시 교사(校舍) 를 마련해 수업을 하고 있었다. 나는 주저 없이 그 신학교 에 입학했다. 아, 내가 기대하던 바로 그 학문이었다. 이제 비로소 신 학을 조직적으로 배우게 된 것이다. 나는 지적 호기심이 참 강한 편이었다. 새로운 것이 있으면 항상 꼬치꼬치 묻 는 성격이었다. 일찍 신학을 공부하게 된 것 또한 축복이었다. 결코 길지 않은 인생을 엉뚱한 일에 허비하는 우를 범하지 않은 것 이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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