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처음에는 엄격하게 후에는 관대하게 대하라.

eorks 2017. 1. 29. 21:06
채근담[菜根談]
처음에는 엄격하게 후에는 관대하게 대하라.
      恩宜自淡而濃 先濃後淡者 人忘其惠 은의자담이농 선농후담자 인망기혜 威宜自嚴而寬 先寬後嚴者 人怨其酷 위의자엄이관 선관후엄자 인원기혹 은혜는 마땅히 담담하게 베풀다가 짙게 해야 한다. 먼저 짙게 하다 후에 담담하게 하면 사람들이 그 은혜를 잊게 마련이다. 위엄은 처음에는 엄하게 하다 차차 너그럽게 해야 한다. 처음에는 너그럽다가 후에 엄하게 하면 사람들이 그 혹심함을 원망하게 된다. [해설] 은혜는 마땅히 엷은 데서부터 짙게 하여야 하니, 먼저 진하게 하고 뒤에 엷게 하면 사람들은 그 은혜를 잊게 된다. 반면에 위엄은 마땅히 엄한 데서부터 너그럽게 하여야 한다. 먼저 너그럽고 뒤에 엄하게 하면 사람들은 그 혹독함을 원망하게 된다. 정조(正祖) 때 어영 대장을 지낸 이창운(李昌運)은 평소 부하들에게 엄격하기로 유명하였다. 그런데 부관(副官)으로 새로 임명된 김재찬(金載贊)이 명을 거역하고 출근을 하지 않았다. 김재찬으로서는 좋은 문벌에 문과까지 합격하여 무관 벼슬이 탐탁하지 않았던 것이다. 며칠을 기다리던 이창운은 군관을 불러 추상같은 명령을 내렸다. "어서 김재찬을 포박해 오너라. 군법으로 다스리겠다." 설마 자기를 어떻게 하랴 여기고 있던 김재찬으로서도 일이 이쯤되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아버지 김익(金翊)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김 익이 정승이기 때문에 잘 부탁하면 목숨만은 살려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였다. "네가 오만한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이제 국법을 어겻으니 낸들 어찌하겠느냐?" 아들이 하도 간청을 하자 김 익은 편지 한 장을 써 주어 보냈다. 김재찬이 끌려오자 이창운은 당장 형 집행을 서둘렀다. 다급했던 김재찬은 아버지의 서신을 꺼내 올렸다. 이창운이 받아 보니 그것은 아무말도 쓰여 지지 않은 백지 아닌가. 정승으로서 국법을 어긴 아들을 살려달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모른 체 할 수도 없는 아버지의 심정을 읽은 이창운은 김재찬을 하옥시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만은 특별히 네 아버지의 체면을 보아 목숨만은 살려 줄터이니 나를 따라 군중 일을 배우거라." 그날부터 이창운은 김재찬에게 평안도 일대의 지리와 국방의 상태를 가르쳤다. 김재찬은 이창운에 대한 처음의 야속한 마음을 풀고 열심히 배웠다. 얼마 후 이창운이 죽고, 김재찬이 재상이 되었는데, 홍경래(洪景來)가 평안도에서 난리를 일으켰다. 김재찬은 평안도에 나가본 적이 없었으나 이창운에게 배운 지식을 활용하여 곧 난을 평정할 수 있었다.

......^^백두대간^^........白頭大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