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한 과부의 실패

eorks 2019. 8. 5. 06:14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5부 끓어오르는 열정, 억제치 못하고
[제5ㅡ12화]한 과부의 실패
어느 시골 농촌에 홀아비가 살고 있었는데, 크고 힘 좋은 얼 룩소를 한 마리 길러 사람들에게 빌려 주고 그 값을 받아 생활했 다. 그런데 또 그 마을에는 한 과부가 어린 여종 하나만 데리고 농사를 짓고 살면서, 일손이 모자라 소는 기르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날 과부는 밭을 갈기 위해 여종을 시?홀아비네 집에 가서 얼룩소를 빌려 오라 했다. 그런데 소를 빌리러 간 여종에게 홀아비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너의 집에 소를 빌려 주면 값은 받지 않을 테니 대신 네가 나와 하룻밤을 같이 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값을 낸대도 소를 빌려 줄 수가 없다.?

이 말을 들은 여종은 시무룩하여 집으로 돌아와 과부에게 그 대로 말했다. 이에 과부는 홀아비를 나쁜 사람이라고 욕하면서 도 여종에게 이렇게 말했다.

"애야! 그렇지만 어찌겠니? 소를 빌려야만 하겠으니 시키 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네가 가서 꼭 한 번만 응하고 소를 빌려 오도록 해라."

그래서 여종은 다시 홀아비의 집으로 갔다.

밤에 홀아비는 여종을 데리고 누워 얼마간 재미를 보다가, 일 을 끝내지 않고 운동을 멈추고는,

"얘, 우리 집 소가 얼룩소니까, 내가 허리로 네 배를 누를 때 마다 그 운동에 맞추어서 `아롱이 어롱이`라는 말을 틀리지 않게 연속으로 외워야 한다. 만약에 이 말을 틀리게 하면 소를 빌려 갈 수가 없으니 알아서 잘해."

이렇게 말하며 다짐하는 것이었다. 여종은 홀아비를 원망하 면서도 소를 꼭 빌려 가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 겠다고 약속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여종은 홀아비의 운동에 따라 `아롱이 어롱이`를 계속 잘 외 웠다. 그런데 속도가 빨라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흥분되고 정신 이 흐려지면서, `아롱이 어롱이`라는 두 마디의 말로 길게 하지 못하고 한마디로,

"어롱어롱, 어롱어롱......."
이라고만 했다. 이에 홀아비가 일부러 여종을 애먹이려고 운동 속도를 더욱 빨리하니, 마침내 여종은 힘도 빠지고 조저히 따라 맞추기 어려워서 그냥 저 혼자 `알알알알.....` 하면서 작은 소 리만 내고 말았다. 그 결과 여종은 잠만 자주고 소는 빌리지도 못한 채, 힘이 빠져 집으로 돌라왔다.

이 얘기를 들은 과부는 화를 내면서,

"얘는, 바보처럼 그것 하나 똑바로 하지 못해 엉뚱한 소리를 했단 말이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잃지 말아야지."
하고는, 자기가 직접 가서 소를 빌려 오겠다고 했다.

과부는 밤에 홀아비의 집으로 달려가서, 어젯밤 여종이 실수 한 것을 자기가 잘하겠다고 말했다. 홀아비는 평소에 이 과부와 정을 통하고 싶어하다가, 호박이 넝쿨째 굴러떨어졌다고 생각하 면서 매우 좋아했다.

홀아비는 될 수 있는 대로 흥분을 많이 시켜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과부의 몸을 오래 문질러 정감을 고조시켰다. 그런 다음 몸을 합쳐 슬슬 운동하면서 과부에게 `아롱 어롱이`를 운동에 맞춰 외우라고 했다.

과부는 소를 빌려야 하기 때문에, 잔뜩 긴장해 틀리지 않게 하려고 애쓰면서 10여 차례 `아롱이 어롱이`라고 잘 외웠다. 그 런데 홀아비의 운동이 속도를 더해 가니, 숨이 막힐 지경인데 그 것이 잘될 리가 없었다. 결국 끝에 가서는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숨을 몰아쉬며,

"아롱아롱 알알......,"
이라고 되풀이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과부도 끝내 소를 빌리지 못한 채, 아침에 축 늘어져 집으로 돌아왔다.<조선 중기>


......^^백두대간^^........白頭大幹

'조선왕조 때 유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처녀 세 자매의 예습  (0) 2019.08.07
예습(豫習)을 잘한 처녀  (0) 2019.08.06
남녀 충동에 대한 실험  (0) 2019.08.04
노파의 예민한 느낌  (0) 2019.08.03
한 길손의 아내  (0) 2019.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