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예습(豫習)을 잘한 처녀

eorks 2019. 8. 6. 00:05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5부 끓어오르는 열정, 억제치 못하고
[제5ㅡ13화]예습(豫習)을 잘한 처녀
한 마을에 얼굴은 예쁘나 성품이 조금 단정치 못한 처녀가 있 었다. 이 처녀가 혼인날을 받아 놓고 자주 드나들던 이웃집으로 놀러 갔다.

그 집에는 나이 든 총각이 한 사람 있어서, 평소 알고 지내던 이 처녀가 혼인을 하게 된 데 대해 시기심을 품었다.

"아이 원통해! 이 처녀를 그대로 시집가게 내버려 두어?"

이렇게 중얼거리고는, 어떻게든 속여서 욕망을 채우고 싶은 생각이 불꽃같았다. 그래서 놀러 온 처녀를 보고 가만히 말했다.

"너, 혼인을 할 때 말이다. 미리 연습을 해두지 않으면 첫날 밤에 무얼 몰라 큰 낭패를 당하는 수가 있어. 너는 모르고 있지 만 모든 처녀들이 예습을 한 다음에 시집을 간단다."

총각은 이렇게 잔뜩 겁을 주었다. 이 말을 들은 처녀는 두려 운 생각이 들어서, 그 총각에게 자기도 예습을 좀 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곧 총각은 처녀를 토굴로 데리고 가 교육을 시작했다.

"이봐! 여자가 남자를 즐겁게 하는 것에는 `육희(六喜)`라는 것이 있어. 그 첫째는 좁은 것[挾],둘째는 따뜻한 것[溫],셋째는 꽉 무는 것[교], 넷째는 허리를 들어 흔드는 것[搖本], 다섯째는 감탄 소리를 내는 것[甘唱], 여섯째는 빨리 높은 꼭대기에 도달 하는 것[速畢], 이 여섯 가지가 바로 그것이야. 이제부터 차근차 근 연습을 시켜 줄게."

그리고는 여러 날 동안 만나 모든 방법을 실험해 주어 능숙하 게 훈련을 시켰다.

처녀가 신랑을 맞은 첫날밤, 총각에게서 배운 대로 잘 훈련된 기능을 모두 발휘해 보았다. 그랬더니 신랑이 그것을 경험해 보 고는 이미 많은 훈련을 쌓은 것같이 느껴지므로, 그만 신부를 버 리고 달아나 버렸다.

이에 처녀 모친이 딸에게,

"예야! 어떻게 했기에 첫날밤에 신랑에게서 버림을 당했느 냐? 첫날밤의 일을 말해 보려무나."
하고 추궁했다. 그러자 딸은 이웃집 총각이 자기를 훈련시킨 얘 기와, 또 첫날밤에 신랑과 잠자리하면서 배운 대로 능숙하게 실 행한 사실을 모친에게 모두 이야기했다.

딸의 얘기를 들은 모친은 땅을 치면서 한탄했다.

"이 멍청한 것아! 잠자리는 아무리 예습을 잘했더라도 신랑 에게는 아무것도 모르는 숫처녀처럼 숨겨야 하는 법인데, 어찌 하여 신랑에게 그것을 모두 노출시켜 버렸단 말이냐? 이 바보 같은 것아."

이러한 모친의 말에 처녀의 대답이 매우 재미있었다.

"아이 참, 어머니도! 물론 그렇게 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처 음에는 숨기고 잘했는데, 신랑이 막 열을 올려 주기에 그만 기분 이 고조되고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그 순간 신랑을 이웃집 총각 으로 착각해 버렸지요. 그런 몽롱한 상태에서는 어머니 같았어 도 올바른 정신이 있었겠어요?"

이 말에 모친은 더 할 말이 없더라.<조선 중기>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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