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낙화암은 말이 없고 어머니 무덤을 하직하고 내려와 허탈한 마음을 금할 길 없는 김삿갓은 이 곳이 옛 백제 땅이니 백제고도나 한번 돌아보려고 부여의 부소산에 올랐 다. 낙화암에서 백마강 푸른 물을 굽어보며 잠시 옛날의 비극을 머릿속에 그 려 보며 옛 시 한수를 생각했다. 백마대 텅 빈지 몇 해이런가. 낙화암 꽃이 진지 몇 해이런가. 만약에 청산이 말 할 수 있다면 백제의 천고 흥망을 물어 알련만. 白馬臺空經幾歲(백마대공경기세) 落花岩立過多時(낙화암립과다시) 靑山若不會緘默(청산약불회함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