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듣는 순간 깨진 물동이

eorks 2019. 8. 9. 00:04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5부 끓어오르는 열정, 억제치 못하고
[제5ㅡ16화]듣는 순간 깨진 물동이
한 노처녀가 우물에서 물을 길어 물동이를 이고 막 돌아서는 데, 마침 갓 혼인한 새 신부가 물을 길러 왔다.

신부를 본 노처녀는 물동이를 인 채 그 신부에게 첫날밤 얘기 를 들려 달라고 졸랐다.

곧 신부는 생긋이 웃으면서 첫날밤의 경험을 얘기했다.

"잘 들어, 내가 신방에 들어가 앉으니 신랑이 보고 좋아하면 서 나를 껴안았어, 그리고는 어떻게 주섬주섬하더니 내 옷을 홀 랑 벗기고, 안아서 이불 속에 반듯이 눕히는 것이었어, 나는 어 떻게 하는지를 보려고 신랑이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단다."

이렇게 말하고 입맛을 다시고는 다시 얘기를 이었다.

"그러고는 신랑도 옷을 벗고 내 배 위에 엎드리더니, 어디서 갖고 온 것인지는 몰라도 무엇인가 딱딱한 것을 가지고 내 두 다 리 사이에서 힘껏 누르고 휘젓는 것 같았어. 그런데 말이야. 얼 마 후에 그만 내 온몸이 갑자기 고단해지고 팔다리에 힘이 쪽 빠 지면서 정신이 황홀하고 몽롱해지더니 아롱아롱하게 혼미한 상 태에 빠지고 말았거든."

그러자 노처녀는 몸을 흔들면서 빨리 말하라고 재촉했다.

"그런 다음에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저절로 목에 서 탄식 소리가 같은 것이 나왔어, 그래서 나는 무슨 애원하는 것 같은 외마디 소리를 계속 질러 댔지만, 그게 무슨 소리였는지는 알 수가 없었어. 그리고 나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는 것 같더니만 이상하게도 아래가 축축해지더라, 너무 좋고 흐뭇해 어쩔 줄을 몰랐는데, 도대체 신랑이 나를 어떻게 했는지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전혀 알 수가 없어, 너도 빨리 시집가서 겪어 봐!"

이와 같이 침을 삼키며 설명했다. 얘기를 다 들은 노처녀는 흥분을 진정하지 못하고 몸을 부르르 떨면서, 팔에 힘을 잔뜩 주 어 이고 있는 물동이 꼭지를 힘껏 잡아당기며,

"응, 그래? 그렇게 좋았단 말이지?"
라고 소리치면서 발을 들어 땅을 꽝 굴렀다.

그 순간, 이고 있던 물동이의 밑바닥이 와장창 깨지면서, 머 리가 물동이 속으로 쑥 들어가고 몸에는 한 동이의 물을 다 뒤집 어쓰고 말았다.<조선 후기>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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