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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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ㅡ23화]억울한 부인의 변명
한 노파가 사는 이웃집에는 매우 젊고 예쁜 부인이 살고 있었
다. 이 노파가 가만히 살펴보니, 그 젊은 부인은 남편이 없는 사
이에 저 건너에 사는 노총각과 정을 통하고 있는 것 같은데, 심
증은 가지만 확실한 증거가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하루는 노파가 그 부인 집에 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
다가 슬쩍 꾸며서 거짓말로 부인을 떠보았다.
"저 건너에 사는 노총각 김씨가 며칠 전 나에게 자랑삼아 살
짝 얘기하던데, 어느 날 이 집 앞을 지나가니 부인이 억지로 끌
어들여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바지를 벗기며 즐기자고 해서
할 수 없이 한 번 재미있게 해주었다고 하더군, 부인! 그 노총각
의 말이 사실인가? 그 말이 사실이라면 조금은 자존심이 상하는
행동인데 도대체 왜 그렇게 했어? 그 총각은 그것을 자랑으로
여기던데.....,"
이렇게 완전히 이야기를 꾸며서 슬쩍 물었다. 이 말을 들은
부인은 얼굴이 새파래지면서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뭐요? 그런 억울하고 수치스러운 소리를 해요? 내가 언제
자기를 끌어들렸다고 그런 소리를 해, 어림도 없는 소릴랑 하지
말라고 해요, 사실은 내가 우연히 그 집 앞을 지나가는데 자기가
나와서 나를 억지로 끌고 들어가, 그래서 내가 할 수 없이 한 번
당했을 뿐인데, 어찌 그런 수치스러운 말을 할 수가 있단 말이
오? 아이고, 원통하고 분해라!"
노파는 부인의 이 같은 실토로 그 노총각과의 관계를 확인했
다. 그런데 노총각이 억지로 끌고 들어갔다는 부인의 말은 거짓
이 아니고 사실이었다.<조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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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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