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때 유머

포악한 군수 아내

eorks 2019. 9. 22. 06:46
[옛고전에서 전해오는 조선왕조 500년 유머/김현룡지음]

제6부 그들의 행동, 정말 어리석었다.
[제6ㅡ21화]포악한 군수 아내
한 군수의 아내가 매우 거칠고 포악했다. 하루는 군수가 동헌 에 앉아 일을 보고 있는데, 어떤 백성이 아내로부터 매를 맞아 얼굴에 큰 상처를 입고 관청에 와서 고발하는 것이었다. 곧, 군 수는 엄명을 내려 남편을 때린 여인을 잡아들이게 하고 문초를 시작했다.

"여인은 듣거라! 원리상으로 볼 때 음(陰)인 여자가 양(陽)인 남자를 침노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어찌 아내가 남편의 얼 굴에 상처를 내어 원리와 풍속을 해쳤단 말이냐? 있을 수 없는 일이니 벌을 받아 마땅하니라."

관장이 이렇게 추상같이 호령하니, 그 여자의 남편은 아내가 무서워서 겁을 잔뜩 먹고는 아내 눈치를 살피면서 아뢰었다.

"나으리! 그게 아니올시다. 이 상처는 소인의 아내가 때려서 난 것이 아니오라, 소인의 실수로 문짝이 넘어지면서 상처를 입 은 것이옵니다."

여자의 남편은 이렇게 거짓으로 아뢰면서 벌벌 떨었다.

이 때 안에서 군수의 아내가 남편이 심문하는 내용을 듣고 있 다가, 막대기를 들고 나와 남편 옆에 서서 문짝을 탕탕 치며 소 리쳤다.

"군수가 심문하는 것은 도적이 들었거나 토지 문제로 다툼이 일어났을 경우, 또는 살인 사건이 있을 때 하는 것이지, 명색이 군수로서 사소한 부부 싸움 문제를 가지고 왈가왈부할 수 있느 냐? 그런 것도 군수의 심판 거리가 되느냐?"

이러면서 계속 문짝을 탕탕 치는 것이었다. 이에 군수는 꿇어 앉은 부부에게 멀리 달아나라고 손짓하며 말했다.

"여봐라! 우리 집 문짝도 곧 무너질 것 같으니 또다시 상처 입지 말고 빨리 물러들 가거라, 나도 얼른 어디로 가서 숨어야겠 다."

군수는 허겁지겁 일어나 뒤뜰로 돌아가 몸을 숨겼다. <조선 초기>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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