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명리풍수 칼럼니스트 공문룡 (2)

eorks 2023. 5. 11. 05:20

풍수지리(風水地理)

명리풍수 칼럼니스트 공문룡 (2)
형제끼리 재산다툼…사주도 박 터지게 살벌
‘군비쟁재’ 사주 타고난 형제의 눈에는 내 몫보다 다른 형제 몫이 커보이는 법 이런 사주는 형제가 怨讐의 개념이므로 싸움을 해도 살벌의 극치로 치닫기 일쑤

여러 해 전 강원도 쪽으로 자전거 여행을 가는 길에 경기도 양평을 코앞에 둔 남한강변 어느 동네를 지나다 목격한 일이다. 자전거 여행은 속도가 너무 빠르지도 않고 너무 느리지도 않아서 볼거리를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는 점이 좋다.

자고로 구경거리를 꼽을 때 불구경, 물구경, 싸움구경이라 했다. 싸움 중에서도 본처와 첩 사이의 시앗 싸움은 원색적인 특정 신체부위를 지칭하는 욕지거리가 비등하다가 육탄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구경하는 겨레들에게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두 번째로는 재산을 두고 골육지간에 벌이는 싸움질이 있다. 형제지간 또는 남매지간에 재산 싸움이 가당키나 하냐는 식으로 반문하는 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재산 때문에 형제간 남매간 그리고 동서지간에 사생결단으로 치닫는 싸움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남한강변 동네에서 목격했던 구경거리가 바로 부모 재산을 놓고 형제와 자매 동서들 사이에 벌어진 싸움의 현장이었으니 말이다.

동네를 들어서자마자 고샅을 울리는 거친 고함소리에 누가 낮술을 마시고 주사를 부리나 보다 싶었는데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이어 동네주민들이 어느 집 야트막한 토담 위로 고개를 길게 뽑아 올린 틀로 집안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흥미진진하게 관람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구경이면 마다할 이유가 없는 우리 일행도 제까닥 관람객의 일원이 되어 그 집 담장에 붙어 섰다.

“이제까지는 명절에도 코빼기 한번 내밀지 않던 것들이 땅값이 오른다니까 아들 며느리 딸 사위가 겨끔내기로 뻔질나게 들락거리더니 그예 저 ○○들이여…, 저것들이 저러고도 사람이여?”

동네사람 누군가 혼잣말처럼 뇌까렸다. 아닌게아니라 널찍한 그 집 마당에는 형제끼리 멱살잡이가 격화된 상태였고 동시에 봉당에서는 며느리들끼리 머리끄덩이 싸움이 한창이었다. 마당 한쪽에는 일찌감치 안면에 피탈이 난 사람이 퍼질러 앉아 상스런 욕을 가차 없이 쏟아내고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자식들의 아버지인 동시에 며느리에게는 시아버지, 사위에게는 장인이 되는 천생 농사꾼 틀의 촌로가 손에 든 지게작대기로 애먼 마당을 연신 내리치며 고함을 질러댄다.

“어느 놈 할 것 없이 꼬락서니도 보기 싫으니 아예 발걸음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들 걸핏하면 몰려와서 이 난리굿이냐. 이 ○○헐 놈들아!”

마루 위에는 노모가 넋 나간 표정으로 아들 딸 며느리들의 각개전투를 민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봉당에서 머리끄덩이를 잡고 사생결단을 하던 며느리 둘이 뒤엉킨 채 마당으로 굴러 떨어지는 모습에 동네 사람 누군가 혀를 찼다.

“쯧, 그놈의 돈이 뭔지, 숫제 콩가루 집안을 만드는구먼.”

그러나 집안 돌아가는 정황을 보아하니 돈이 개입되는 바람에 콩가루 집안이 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콩가루 집안이었는데 돈 때문에 좀더 격렬한 쪽으로 치달은 상황이라 해야 더 걸맞은 표현이지 싶었다.

명리학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을 군비쟁재(群比爭財)라 한다. 피를 나눈 형제끼리 또는 그 비슷한 겨레들끼리 재물을 놓고 박이 터지게 싸우는 광경을 일컫는 말이다. 이때 연상되는 장면이 텔레비전에서 즐겨 방영하는 아프리카 야생 동물들의 모습이다. 먹이사슬의 상층부를 차지하고 있는 육식동물이 초식동물을 먹이로 확보해 놓고 한입이라도 더 먹으려고 서로 으르렁거리며 아귀다툼을 하느라 먹이의 다리 머리 허리를 서로 물고 잡아당기는 모습이 그 집 겨레들이 재산 싸움에 고스란히 오버랩 된다.

부모의 재산을 자식이 상속할 때 서열과 분배원칙에 따라 순리대로 처리한다면야 머리끄덩이 부여잡고 땅바닥을 뒹굴거나 주먹다짐으로 피떡이 되는 일도 없다. 그러나 군비쟁재의 개념이 도입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다른 겨레붙이를 배제하고 나 혼자 재산을 독차지하겠다는 놀부 차원의 발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런 사람들의 사주는 구조부터 여느 사주와 다르다. 비견(比肩) 겁재(劫財)가 즐비하고 재성(財星)이 약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리되면 내 이득이 관련된다고 판단하는 순간 체면이나 염치는 자취를 감춘다. 양보? 어림없는 소리! 나폴레옹의 사전에는 불가능이 없다고 했다지만 군비쟁재의 사전에는 양보가 없다.

이때 많이 배운 사람은 그래도 머리에 든 게 있으니 막무가내는 아니겠지 싶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군비쟁재에는 인성(印星) 또한 기신(忌神)으로 작용하므로 배운 만큼 더 악랄한 쪽으로 비상하게 머리를 굴리는 위인이 되는 판이니 그만큼 살벌한 싸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군비쟁재를 효과적으로 견제하는 것은 강한 관성(官星)이다. 관성은 비겁을 다스리는 존재이니 말로 안 듣는 화상에게 매를 대는 격이다. 왕년에 투견대회를 가본 적이 있었는데 한번 상대를 물고 늘어지면 승부가 결정되었음에도 절대로 놓지 않는 개가 종종 있다.

아무리 떼어놓으려 애를 써도 요지부동일 때 등장하는 것이 스프레이 파스다. 그걸 코앞에 갖다 대고 치익 뿌리면 제아무리 지독한 놈이라도 강한 박하 냄새에 질겁해서 물고 있던 상대를 놓고 달아난다.

스프레이 파스가 개싸움을 해결하는 것처럼 아들 며느리 딸 사위가 한데 뒤엉켜 재산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경우에는 법 절차에 따른 유산 분배를 의뢰하는 것이 타당한 해결책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 겨레들은 법보다 식구끼리 주먹구구 식으로 재산 상속을 하는 예가 많다. 설령 부모 입장에서는 똑같이 나눠준다 해도 군비쟁재의 사주를 타고난 화상의 눈에는 내 몫보다 다른 형제의 몫이 더 커 보인다. 아니 그보다 나 혼자 다 차지해야 할 재산을 형제들이 나눠 갖는다는 사실이 소름끼치게 싫은 것이다. 그래서 이런 사주는 형제가 원수(怨讐)의 개념이므로 싸움을 해도 살벌의 극치로 치닫기 일쑤다.

......^^백두대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