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명리풍수 칼럼니스트 공문룡(5)

eorks 2023. 5. 14. 05:35

풍수지리(風水地理)

명리풍수 칼럼니스트 공문룡(5)
명당은 자궁 같은 곳

그는 “땅을 사람 대하듯 해야 한다”면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입지조건 외에 왠지 마음을 잡아끄는, 혹은 떠미는 듯한 땅이 있다”고 했다. 그런 땅을 사서 마음의 평온함을 찾고 자신감을 얻는다면 그 땅이 바로 자신에게 명당이라는 논리였다.

“명당은 여성의 자궁 같은 곳입니다. 그런 땅에서 살면 마음이 편해지고 가족이 행복하게 되니까 다 잘된다는 이치입니다. 땅 고르는 것이 배우자 고르는 것과 흡사해요. 눈에 딱 들어오는 땅이 있거든요. 또 자신에게 맞는 땅이 있어요. 마음에 드는 거죠. 요즘 사람들, 욕심 때문에 무리하게 집 사고 땅 사잖아요. 결코 평온할 수 없습니다.”

그는 또 “전통 풍수에서 말하는 명당의 의미가 요즘도 적용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고 했다.

“조선시대 실학자 홍만선은 ‘청룡(남향을 기준으로 동쪽)에 물, 백호(서쪽)에 길, 주작(남쪽)에 연못, 현무(북쪽)에 언덕이 있는 곳이 좋은 터’라고 했어요. 풍수의 교과서인 ‘금낭경(錦囊經)’에서는 청룡(동쪽)엔 뱀이 꿈틀거리며 나아가는 모양의 완만한 산이, 백호(서쪽)엔 호랑이가 사납지 않게 비굴하리만큼 납작하게 엎드린 정도의 산이 있는 것이 명당 형세라고 했어요.

일리가 있습니다. 청룡(東) 쪽 산이 백호(西)보다 높고 웅장할 것을 요구하는 표현인데, 해뜰녘 햇살은 여름철에도 그리 강렬하지 않으니 차단해줄 산세가 필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해질녘 서쪽 태양이 매우 뜨거워서 그 햇살을 가려줄 정도의 백호세가 필요한 거죠. 요즘 사람들도 참고할 만해요.”

▼ 전통적인 풍수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명당 자리는 어딘가요.

“삼척 대이리 골말이 명당에 해당하지요. ‘정감록’에 ‘태백산에는 삼재(전쟁, 가뭄, 돌림병)가 들지 않는 궁해염지라는 이상향이 있다’고 적혀 있어요. 골말 마을을 두고 한 얘기입니다. 생명을 살리는 승지의 땅이죠. 험준한 산악지대라서 논은 없고 옥수수, 감자를 부쳐 먹던 화전민의 마을이었어요. 대이리 입구에서 산허리를 꼬불꼬불 돌아 30리를 들어가면 폭 패인 땅이 있어요. 바로 골말입니다. 마치 어머니의 자궁 속 같은 모양의 땅이죠. 제가 세상에 알려 관광지가 돼버렸어요. 큰 실수를 했어요.”

▼ 명당이라면 골말 마을에서 인재를 많이 배출했겠군요.

“그렇지 않아요. 땅으로 부(富)와 권력을 욕심 부려선 안 됩니다. ‘인재가 많이 나왔다’는 마을은 심리적인 영향 때문입니다. 어떤 마을에선 판·검사가, 어떤 마을에선 장군이 많이 나올 수 있어요. 한 사람이 고시에 합격하면 자극을 받겠죠. 옛날에는 더욱 그랬을 겁니다. 요즘 강남이 그런 식이지요. 골말 마을에서 인재를 가장 많이 배출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잖아요. 땅도 사람 잘 만나 팔자가 달라질 수 있어요. 부자가 모이면 부(富)한 땅이 되는 거죠. 전통적 풍수이론이 결과를 놓고 갖다 붙이는 경향이 있어요. 명당과 인재는 인과관계가 전혀 없어요. 출세는 사람이 할 일이지 땅이 도와주는 건 아닙니다.”

압구정동은 ‘변기’에 해당

▼ 대통령이나 기업인이 태어난 생가는 특별하지 않을까 생각하잖습니까.

“그렇진 않아요. 다만 ‘생명이 잉태되는 순간의 장소가 어디냐’의 문제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진 않았지만 영향을 받아요. 좋은 땅, 나쁜 땅은 없어요. 하지만 사람마다 인생의 가치관이 다를 수 있어요. 어떤 사람은 고관대작이 꿈일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부자가 되고 싶을 수 있는 거죠.

땅의 기(氣)에 따라 사람의 성향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어요. 기가 센 땅에선 권력지향적인 사람이 태어나고, 온화한 땅에서는 문학 쪽 인재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자들은 기가 요동치는 땅에서 태어난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집터인들 아기 낳을 엄마 심리보다 더 중요하겠습니까. 엄마가 행복했던 순간 잉태되는 게 가장 좋은 거죠. 만약 시댁에서 피곤하고 기분이 안 좋은데 잉태됐다면 안 좋겠지요. ‘하필이면 거기서?’ 하고 생각한다면 최악의 선택이 아닐까요.”

그는 “땅이 사람의 몸 구조와 흡사하다”고 했다.

“서울의 지세가 전형적인 풍수 모양입니다. 서울의 명당수가 청계천이에요. 청계천을 사람에 비유하자면 입에서 항문까지로, 통로로 볼 수 있어요. 청계동천이니 옥류동천이니 하는 발원지는 바로 입(口)에 해당됩니다.

정부청사, 광화문, 미 대사관, 무교동 일대가 상류입니다. 위와 소장에 해당됩니다. 하류는 예전의 세운상가에서부터 청계 6, 7, 8가로 대장에 해당돼요. 중랑천과 한강이 합류하는 뚝섬 인근은 항문에 해당됩니다.

강 건너 압구정동은 변을 받아내는 변기에 해당되는 셈이죠. 땅의 성격과 사람의 쓰는 기능이 똑같아요. 정부청사와 대기업 본사가 몰려 있는 상류에서 영양분이 집중적으로 흡수되는 식입니다. 하류로 내려오면서 중고품상 헌책방 등 싼 물건을 팔고 있고 항문 부근에는 하수처리장이 자리를 잡고 있어요.”

그는 풍수에서 땅만큼이나 집 안의 구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통적 풍수에서 음택, 양택, 양기 등을 중요시했다면 요즘은 인테리어 풍수가 뜨고 있다. 환경심리학적 면을 고려한 건축학, 조경학 등이 바로 이에 해당된다.

“인테리어 풍수도 객관적일 수 없어요. 유행에 목매지 말고 각자 취향대로 꾸미면 됩니다. 특히 아이의 특성을 최대한 존중해줘야 해요. 어질러놔야 하는 성격이 있고 정돈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 있어요. 손님을 위한 공간을 제외하곤 각자 스타일대로 꾸미도록 해야 합니다. 어질러놔야 하는 아이는 혼란함 속에서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스타일이기 때문입니다. 체질에 따라 일하는 시간대가 다르듯이 집 구조도 주관적 명당론에 맞춰야 해요.

사람들이 모두 산을 좋아하지는 않잖아요. 산에 올라가는 무리가 있고, 올라가지 않고 산 밑 주막촌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싶어하는 무리가 있어요. 취향대로 마음의 평온을 찾아다니게 되거든요. 자주 가는 식당이 있어요. 그곳이 자기와 맞는 곳입니다.”

......^^백두대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