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명리풍수 칼럼니스트 공문룡(7)

eorks 2023. 5. 16. 05:40

풍수지리(風水地理)

명리풍수 칼럼니스트 공문룡(7)
인천공항에 세운 위지령비
그는 “기업인들은 대체로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풍수이론을 이용한다”면서 SK그룹 사옥에 얽힌 일화를 들려줬다.

“을지로에 있는 SK 건물이 독특해요. 해외 건축가가 설계한 빌딩인데 건물이 휘어져 있어요. 3년 전이었어요. 최태원 회장이 감옥에 가 있을 무렵이었어요. 김진배 사장이 경기고등학교 후배인데, 갑자기 ‘만나자’고 연락이 왔어요. ‘본사 건물 구조가 나빠서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걱정을 해요. ‘은행장들까지 수군거린다’고 하더군요.

손길승 회장이 본사 건물 도면을 제게 보여주면서 어느 건물이 좋은지 묻더군요. 하나는 고전적인 건물이었고 하나는 독특한 건물이었어요. 제가 ‘오래 살아야 하니 단순하고 유행 안 타는 건물로 지어라’고 했어요. 손 회장은 사내 투표를 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제가 ‘건물 짓는 건 전문가가 결정해야 할 문제지 왜 투표로 하냐’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과도기에 손길승 회장이 맡았으니 어쩔 수 없었을 겁니다.”

▼ 정말 건물이 안 좋았나요.

“소문인 거죠. (건물을) 헐 수도 없고 세를 준다고 해도 안 되잖아요. 비보책(裨補策)을 쓰자고 제안했어요. ‘옛날 풍수에서 효과가 있었으니 써봐라’고 했어요. 직원들에게 ‘SK그룹은 휴대전화 만드는 회사라 건물이 휴대전화처럼 생겼다’고 슬쩍 흘리고는 건물 끝에 대롱 같은 것을 달고선 ‘이렇게 문제를 극복했다’고 소문을 내라고 했어요. 예상대로 자연스럽게 마무리되더군요. 이걸 풍수에서 상징조작이라고 해요. 도시풍수의 한 방법이죠. 심리를 이용하는 거죠.

포스코 본사 건물도 위쪽이 휘었어요. 건물이 휘면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게 돼요. 아래에서 올려다 보면 빌딩이 무너질 것 같거든요. 제가 멀리서 포스코 건물을 오랫동안 관찰했더니 상당히 많은 사람이 피해서 걸어가더군요.”

▼ 인천공항 부지를 최 교수께서 봐주셨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다 결정되고 난 뒤에 제가 갔어요. 강동석 당시 건설교통부 장관은 제가 낙원동 허름한 2층 건물에서 강의할 때 와서 들었던 양반이었어요. ‘인천공항을 짓느라 산을 너무 많이 없애서 괴롭다’고 하더군요. 만리장성을 쌓으면서 ‘산을 많이 손상시키고 끊었기 때문에 죽어야겠다’고 했던 진나라 관리처럼 강 장관도 괴로웠던 모양이에요. 저와 배를 타고 답사 다녔어요. 결국 ‘위지령비(慰地靈碑)’를 세우는 것으로 결론을 냈습니다. 산을 위로하는 의미에서 위지령비를 세운 것이었지요. 지금 공항 골프코스에 있어요. 외국인들에게 신선해 보이도록 비문을 영문으로도 적어놓았어요.”

그는 기업인에 대해 얘기하다가 최근 보복폭행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한화 김승연 회장 얘기를 조심스레 꺼냈다.

“김승연 회장은 풍수에 관심이 전혀 없었어요.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고등학교 때부터 김승연 회장과 친했어요. 우리 셋 다 경기고 동문이거든요. 10년 전쯤 홍 회장이 ‘(김 회장) 가정문제가 심각하니 가서 이야기 좀 해줘라’고 권하더군요. 김 회장은 스물아홉 살에 회장이 돼 주위에 친구가 없었어요. 나이에 비해 폼을 잡기에 이유를 물었더니 ‘젊은 나이에 회장을 해 폼을 잡지 않을 수 없었다. 20대부터 머리에 기름 바르고 말도 느릿느릿하게 해서 이젠 버릇이 됐다’고 하더군요.

청와대 터 안 좋아 대통령 독선

김 회장은 가족을 끔찍하게 생각해요. 아주 섬세하고 자상한 편이지요. 저에게 ‘최 교수를 반드시 멋쟁이 만들겠다’고 평소에 말했어요. 한번은 외국을 갔다 오면서 구두를 사왔더라고요. ‘발 문수를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더니 제가 화장실 간 사이에 신발 밑창을 봐뒀다고 하더군요. 다 좋은데 성격이 급한 게 단점이에요.”

▼ 건물에도 기가 있다면 명당론 관점에서 청와대는 어떠한가요.

“김대중 정권 때 두 번 들어가봤어요. 샅샅이 둘러봤죠. 왜 여기만 들어오면 독선적이 되는지 짐작이 되더군요. 북악산은 동산처럼 조그마한 산인데, 청와대에서 보면 웅장하고 아름다워요. 또 서울시내 고층 빌딩들 때문에 앞이 막힐 줄 알았는데 전혀 안 그렇더군요.

광화문 사거리만 나와도 북악산은 왜소하고 인왕산이 덩치가 좋은데 청와대에선 그렇지 않은 거죠. 환경심리학적으로 청와대에 있으면 세상에 어려움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죠. 세상을 완전히 제압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거죠. 사람은 환경심리적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런 이유로 ‘청와대 자리를 옮기면 좋겠다’고 제안한 거죠.

풍수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만든 일해재단 자리가 참 좋아요. 제가 1994년 성남에 있는 일해재단을 답사한 적이 있어요. 전두환 정권 때 지하시설까지 다 만들어놨기 때문에 (청와대 이주에) 돈이 별로 안 들겠다 싶었어요. 무엇보다 땅이 다른 곳보다 높지 않아서 좋아요.”

그는 “국회의사당 자리는 뱃사람이 몰려 있는 형국”이라면서 “여의도가 ‘행주섬’이라고 해서 배 모양의 섬인데, 국회의사당 자리가 뱃머리에 해당되니 사공이 뱃머리에 몰려서 떠들어대는 꼴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명당은 마음속에 있다”고 주장했지만 결론적으로 “땅은 평등하지 않다”고 했다.

“한 자만 달라도 기운이 달라집니다. 전국이 도시화돼 평등한 것처럼 보일 뿐 땅만으로 보면 평등하지 않은 거죠. 전 아직 이 부분에 대해 정리를 못하고 있어요. 땅이 인간에게 영향을 주지만 인간도 땅에 영향을 줍니다. 인간이 땅의 팔자를 바꾸어놓았잖아요.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이런 것이죠. 명당의 개념을 현실적으로 정리하고 싶어요. 그런데 법안(法眼)에서 도안(道眼)으로 넘어가는 건 참 쉽지 않네요(웃음).”

......^^백두대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