風水와 財物
이번에 건교부에서 발표한 주택가격 공시에 의하면 전국에서 가장 비싼 집은 서울 한남동에 있는 것으로 나왔다. 재계의 ‘빅3’인 삼성의 이건희, LG의 구본무, 현대차의 정몽구 회장 집도 한남동에 있다.
왜 재벌들은 한남동을 선호하는가? 성북동도 역시 숲이 좋아서 부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이지만, 한남동과는 풍수에서 차이가 있다. 바로 물이다. 한남동은 한강이 앞을 휘감아 돌고 있지만, 성북동에는 감아 도는 큰물이 없다. 장풍득수(藏風得水:바람을 모으고 물을 얻음)의 관점에서 비교해 본다면, ‘장풍’은 한남동과 성북동이 엇비슷하지만 ‘득수’에서 한남동이 확실한 우위에 있는 것이다.
풍수에서 물은 재물을 상징한다. 물이 보여야 부자 터로 여긴다. 풍수에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었던 고(故) 이병철 회장이 한남동에 터를 잡은 이유는 추측컨대 이 부분을 고려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영남의 길지(吉地)라고 알려진 경주의 양동마을이나, 하회마을, 의성 김씨들의 집성촌인 안동의 내앞(천전·川前)도 모두 강물이나 냇물이 감아 돌고 있다. 그뿐인가 구례의 운조루도 섬진강이 흐른다. 필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충청도나 전라도의 명문 고택들 중 상당수가 ‘득수’를 고려하여 집터를 잡았다.
풍수에서는 집터 앞을 흘러가는 물의 형태도 관찰한다. 활처럼 감싸 안으면서 흘러가거나(弓水), 또는 S자로 휘어서 나가거나, 밖에서 집터를 향해 흘러 들어와 감아 나가는 모습은 좋게 본다. 반면에 집터 앞에서 일직선으로 나가는 모습이거나, 반궁수(反弓水)의 형태, 또는 물살이 급하게 흘러가는 경우는 좋지 않게 본다. S자로 흘러가면 안의 물과 밖의 물이 서로 섞이면서 산소 함유량이 풍부해진다. 일직선으로 가면 섞이지 않는다.
풍수에서 물을 중시하는 이유는 이렇다.
첫째 물은 생명이다. 특히 고대 농경사회에서 물이 없으면 흉년이 들어 굶어 죽었다.
둘째 강물이 흐르는 곳은 물류의 수단인 배가 다닐 수 있었으므로 교역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이었다.
셋째는 수화(水火)의 조화이다. 산에서는 화기(火氣)가 분출되므로, 이를 잡아주는 수기(水氣)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주역에서 말하는 ‘수화기제’(水火旣濟)가 이루어진다. 수화가 섞여야 묘용(妙用)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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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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