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이야기

35. 鶴去樓空鳥獨啼(학거루공조독제)학은 가고 빈 다락에 잡새만 우짖누나.

eorks 2024. 10. 14. 13:44

35. 鶴去樓空鳥獨啼
학은 가고 빈 다락에 잡새만 우짖누나.


    飄飄然亭( 표표연정)이라는 정자 이름의 出典(출전)이 陶淵明(도연명)의
    歸去來辭(귀거래사)일 것이라는 김삿갓의 추측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먼 옛날에 신선이 여기에서 학을 타고 하늘로 날아올라 갔는데 그 자리에
    정자를 짓고 <신선이 바람처럼 가볍게 하늘로 날아 올라갔다>는 뜻에서
    표표연정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전설이란 덮어놓고 그저 믿으면 그만이지 미주알고주알 따져서 무엇하랴.

    어느덧 날이 저물어 서녘 하늘에는 놀이 붉게 물들었고, 산기슭에서는 저
    녁연기가 아련히 피어오르고 있었다.

    김삿갓은 신선이 학을 타고 하늘로 오르는 광경이 눈에 보이는 듯하여 다시
    시 한 수를 읊는다.


              기나긴 방축 끝에 솟아 있는 표연정아
              학은 가고 빈 다락에 잡새만 우짖누나.
              십리 벌판 다리 위아래 안개가 자욱하니
              하루의 풍월이 물의 동서로 갈리네.

              飄然亭子出長堤(표연정자출장제)
              鶴去樓空鳥獨啼(학거루공조독제)
              十里煙霞橋上下(십리연하교상하)
              一天風月水東西(일천풍월수동서)


              신선이 가신 자취 구름 속에 아득하여
              나그네의 회포가 세모에 그윽하다.
              우화문 앞에서 물어볼 길 없으니
              봉래선인 그 소식 꿈속에 희미하네.

              神仙蹤迹雲過杳(신선종적운과묘)
              遠客襟懷歲暮幽(원객금회세모유)
              羽化門前無問處(우화문전무문처)
              蓬萊消息夢中迷(봉래소식몽중미)


    安邊(안변)의 鎭山(진산)인 鶴城山(학성산)의 東 西(동서)에 각각 자리하고
    있는 駕鶴樓(가학루)와 飄飄然亭(표표연정)은 비길 데 없는 그 경치도 가히
    일품이거니와 가학루에 걸려 있던 鄭夢周(정몽주), 鄭道傳(정도전)의 風雲
    味(풍운미) 넘치는 詩句(시구)와 표표연정의 한가로운 신선전설이 대조를
    이루면서 학성산을 떠나는 방랑시인의 가슴에는 더욱 많은 감회가 감돌고
    있었다.



......^^백두대간^^........白頭大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