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

강은교님의 詩

eorks 2007. 4. 1. 07:45

강 은교<姜恩喬)님의 詩

        1.<사 랑 법>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있는 누워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 2.<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 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
    강은교 : (1945 ~ ) 함흥 홍원 출생. 연세대 영문과와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68년 『사상계』신인상에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 시집:<허무집>,<풀잎>,<빈자일기>,<우리가 물이되어>등 ----------------------------------------------

......^^백두대간^^........白頭大幹

'한국의 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종화(朴鐘和)님의 詩  (0) 2007.04.03
김춘수(金春洙)님의 詩  (0) 2007.04.02
김소월님의 詩  (0) 2007.03.31
오~매 단풍 들것네 / 김영랑(金永郞)  (0) 2007.03.30
僧 舞(승무) / 조지훈(趙芝薰)  (0) 2007.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