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병님의 詩
1. -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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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새>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 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週日),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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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그날은>
ㅡ새
이젠 몇년이었는가
아이론 밑 와이사쓰같이
당한 그날은......
이젠 몇년이었는가
무서운 집 뒷창가에 여름 곤충 한 마리
땀 흘리는 나에게 악수를 청한 그날은......
내 살과 뼈는 알고 있다.
진실과 고통
그 어느 쪽이 강자인가를......
내 마음 하늘
한편 가에서
새는 소스라치게 날게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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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 : (1930 ~ 1993) 평론가. 경남 창원 출생. 서울대 상대
수학. 중학 5년 재학중 담임 교사이던 김춘수 시인의
주선으로 시 <강물>이 [문예]지에 추천되었다.
1951년 [문예]에 평론을 발표. 시와 평론 활동을 함께
시작하였다.1967년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
루고, 1971년 고문의 후유증과 음주 생활에서 오는 영
양 실조로 거리에 쓰러졌다. 이때 행려병자로 병원에
입원되어, 행방을 모르던 친우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
는 유고 시집 [새]를 발간하기도 했다.
가난, 무직, 방랑, 주벽으로 많은 일화를 남기고 있는
그의 작품세계는 우주의 근원과 죽음의 피안(彼岸), 인
생의 비통한 현실 등을 간결하게 압축하여 큰 공명을
불러 일으킨다. 시집에 [저승가는 데도 여비가 든다면]
[천상병은 천상 시인이다],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가 있고, 동화집에[나는 할아버지다 요놈들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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