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버혀내여 ~
-정 철-
내 마음 버혀내여 뎌 달을 맹글고져.
구만 리 댱텬(長天)의 번드시 걸려 이셔
고온 님 겨신 고데 가 비최여나 보리라.
[현대어 풀이]
◎내 마음을 베어내어서 저 달을 만들고 싶구나.
◎높은 하늘에 번 듯하게 걸려 있어서
◎고운님 계신 곳에 가서 비추어나 보련다.
[이해와 감상]
작가의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베어내어서 달을 만들
고 싶다고 한다. 그렇게만 되다면 저 높고 푸른 하늘에 번
듯이 떠서, 그리운 님이 계시는 곳을 훤히 비추어 보고 싶
다고 말하고 있다.
임진왜란을 전후한 당시 조정의 어수선하고 어지러운 형
편과 분위기가 송강으로 하여금 이러한 시상을 낳게 하였
을 것이다. 여기에서 '고운 님'은 물론 선조 임금을 가리키
는 말이다. 이로써 임금에 대한 송강의 우국충정을 역력히
읽을 수가 있는 것이다.
우국충정과 더불어 연군지정을 노래한 전형적인 조선시대
사대부의 시조이다. 임금을 사모하는 자신의 마음을 달에
견주어 표현하였으며, 사모의 정을 구만리 높은 하늘에 떠
있는 달에 실어서 님이 계신 곳을 찾아가 밝게 비추고 싶다
는 작자의 소망은 소박하면서도 아름답게 나타난다.
우의적 표현 수법이 사용되었만? 자신의 마음을 베어내어
하늘에 걸린 달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매우 기발한 시적 착
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 시조의 문면상의 표현을 순수하게 받아들여 '고운
님'을 연인으로 설정하여 순수한 남녀간의 애정을 읊은 것
으로 보면, 이 작품의 순수성이나 문학성이 한결 돋보임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개관 정리]
성격 : 평시조, 단시조, 연군가
표현 : 우의적 표현
주제 : 연군(戀君)의 정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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