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셜 석거친 날에 - 이 정 환 -
풍셜(風雪) 석거친 날에 뭇노라 북래사자(北來使者)야
소해용안(小海龍顔)이 언매나 치오신고.
고국(故國)의 못 쥭난 고신(孤臣)이 눈물계워 하노라.
[현대어 풀이]
◎눈보라가 뒤섞여 휘몰아치는 날에 물어 보겠노라, 북쪽에서
온 사신들이여.
◎우리 나라의 왕자님들의 얼굴이 얼마나 추워 보이시던가?
◎고국을 위해 죽지 못하는 이 외로운 신하는 눈물을 견디지
못하여 흘리노라.
[창작 배경]
병자호란에서 패한 뒤,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청나라로 볼
모로 잡혀갔다. 인질로 적국에 잡혀간 왕자들을 염려하며 그
애절한 심정을 읊은 작품이다.
[이해와 감상]
초장과 중장에서는 잡혀간 왕자들의 안부를 청나라 사신들
에게 묻고 있는 작자의 걱정어린 마음이 잘 나타나 있으며,
종장에서는 왕자들에 대한 근심과 함께 고국에서 장차 남아
있는 나라 일을 생각하며, 죽지 않고 살아있는 작자의 슬픔
이 '눈물'로 표출되고 있다.
초장의 '풍셜 석거친 날'은 병자호란 후의 참담한 시대상황
을 암시하는 표현이며, 중장의 '소해'는 원래 우리나라를 뜻
하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두 왕자'를 가리키며, '용안'은 여
기에서는 '왕자들의 얼굴'을 가리킨다. 종장의 '고신'은 작
자 자신을 뜻하는 말이다.
이 작품은 <송암유고>에 한역되어 전하기도 한다.
*북래 사자(北來使者) : 왕세자 등이 볼모로 잡혀 가있던 청
(淸)나라의 심양에서 온 사자(使者)
*소해용안(小海容顔) :'소해(小海)'는 왕세자를 뜻하며'용안
(容顔)'은 얼굴의 높임말
*언매나 : 얼마나
*치오신가 : 추우신고
[정리]
□ 성격 : 평시조, 연시조(悲歌 10수 중 둘째 수), 우국시
□ 표현 : 도치법, 돈호법
□ 주제 : 국운(國運)에 대한 고신(孤臣)의 비탄
볼모가 된 두 왕자에 대한 염려. 우국충정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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