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속에 지혜]

속이는 자를 속이는 자들의 미소~21~

eorks 2009. 3. 10. 08:24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카잔사원 열주~

★속이는 자를 속이는 자들의 미소★
    한 포구에서 술 파는 것을 업으로 하는 여인이 있었다. 생긴 것은 시원찮으나, 그 주변에 술집이 없기에 장사가 잘 되어 부유하게 살았다. 그런데도 욕심을 부려 의롭지 않게 남의 재물을 가로챘고, 때로는 손님을 취하게 하여 재물을 훔치기도 하고, 문 권에 액수를 늘려 배상을 재촉하기도 하였다. 한 부유한 상인이 그 집 객사에 유숙하게 되었는데,그 주인의 소행 을 익히 듣고 조심하여 문권을 놓고 술을 마시거나 돈을 맡기고 외 출하는 일이 없었다. 몇달을 머물며 일을 마치고 떠날 때가 다가왔다. 하루는 술집여자가 남편과 함게 돈을 빼앗을 흉계를 꾸며, 남편이 거짓 외출을 하였다. 마침 바깥채에서 잠시 자던 부자상인이 목이 말라 물을 먹으려고 부엌에 들어갔다. 그때 여주인이 나타나 왜 남의 내실로 들어오려 하느냐며 다짜고 짜, "손님이 나를 겁탈하려고 한다!" 고 소리쳤다. 남편이 나타나 손님들과 함게 그를 포박하고는 "내일 아침 관가에 데리고가자!" 고 했다. 그날밤 그 남편은 이웃 사람들에게 "이 사람이 죄를 범하기는 했 으나, 주인이 손님을 관가에 데리고갈 수는 없으니 몰래 풀어주어 도망가게 해주라," 고 하였다. 부자상인은 이웃사람의 도움으로 죽음에서 면하였다고 생각하고 술집주인의 흉계인줄은 몰랐다. 주인은 상인의 물건과 돈을 챙긴 후에, 부부가 묘한 꾀로 후한 복을 받았다고 좋아하였다. 나중에 이를 안 손님들은 "저 여자는 남자들이 흑심을 품을 수도 없는 흉물인데, 공연히 공갈을 하여 손님의 재물을 빼앗았다," 고 비난 하며, "간악한 도둑의 집에 더 머물 수가 없고, 저만한 재물을 여러 해 벌어도 얻기 힘드니 그 재물을 빼앗아 함게 나누자!" 하였다. 며칠 후 손님들은 그 남편이 외출했을 때를 틈타서 한밤중에 재물을 몽땅 취하여 도망하였다. 여자가 깨어보니, 돈은 없어지고 객실의 손님도 모두 살아졌으므로 며칠을 울면서 욕하기를, "객들이 내 돈을 훔쳐갔네, 사람에 마음은 혜아릴 수 없어!" 하였다..
    윤기의 무명자집(無名子集)에 실려있는 이 우화는 눈은 돈을 보면 번쩍번쩍 빛나고, 흉계는 탐욕에서 생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남을 속여 그 재물을 빼앗을 때 자신의 계획이 휼융하다고 믿게 되지만, 그러한 자가 뒤에는 또한 자신의 재물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또 있음을 알지 못한다는 어리석음을 풍자하고 있다. 그릇된 짓으로 인해 나가는 것을 옮은 이치라고 한다면, 그러한 ‘순환의 이치’는 하늘의 도가 얼마나 두려운 것인가 하는 것을 보여 주기에 충분하다. 눈앞에 횡재를 꿈꾸고, 한 순간에 남을 속여서라도 재산을 늘리려는 그늘진 인간의 모습을 매섭게 들추어 내고 있다. - 고전속에 지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