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속에 지혜]

낮은 곳으로 부터 높은 곳으로~22~

eorks 2009. 3. 10. 08:19
~모스코바 크레믈린궁 내에서~

★낮은 곳으로 부터 높은 곳으로★
    노나라에 아들 셋을 둔 사람이 있었다. 큰아들은 침착하나 다리를 절었고,둘째는 괴벽한 것을 좋아 했지만 온건했으며,막내는 경박했지만 민첩하고 용감했다. 하루는 둘째가 막내에게 태산의 일란봉에 올라 힘을 겨뤄 보자며 나막신을 준비하자, 큰형도 행장을 차리며 따라나 설 준비를 했다. 두 동생이 웃으며 말했다. "태산의 정상은 구름 위에 솟아 있는데 어찌 절름발이 형 이 다라올 수 있을까!" 태산에 이르자 두 동생은 형에게 "우리들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라도 오르는데 한 순간도 걸리지 않으니 형님 먼져 오르시오." 맏이는 천천히 걸어서 쉬지않고 곧 산의 정상에 이르러 밤 에 관(館)에서 자고 새벽에 해가 바다에서 솟아 오르는 것 을 구경했다. 세 아들이 집으로 돌아오자 아버지는 각자가 구경한 것에 대해 물었다. 막내가 먼져 "산기슭에 이르러 시간이 남았기에 주변의 골짜기와 오솔 길을 두루 구경하였는데 헤매는 것이 끝나기도 전에 땅거 미가 갑자기 이르더군요, 그래서 바위 밑에서 자려하는데 바람소리, 물소리와 온갖 짐승들의 울부짖음이 무서워 힘 을 발휘할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둘째가 말했다. "저는 경치가 좋아서 봉우리마다 다니며 구경하려 했는데 봉우리는 갈수록 많아 지고 험해져서 산 허리에 이르기도 전에 해가지고 말았습니다. 정상으로 올라가자니 아직 갈길이 너무 멀고 내려 가자니 너무 멀어서 그냥 그 자리에서 머물고 말았습니다." 끝으로 맏이가 말했다. "저는 제 발이 절름 거린다는 것을 생각하고 곧장 한길로 만 찿아가 조금도 쉬지 않았습니다. 마음과 힘을 다하여 조금씩 쉬지않고 올라갔더니 옆 사람 이 벌써 정상에 올라왔다고 말해주더군요. 올라가 하늘을 바라보니 해가 닿을 것만 같았고, 뭇 골짜 기 옷주름 같았습니다. 지는 해가 바다에 빠지자 하계(下界)는 검게 변하고 주변 을 살펴보자 별빛은 서로 빛나서 손금까지도 비춰볼 수 있 었으니 참으로 즐거운 것이었습니다. 누워도 잠자리에 들 수가 없었습니다. 천계가 한 번 울자 동방이 밝아와서 은홍 빛이 바다를 덮 더니 금빛 파도가 하늘을 박차고, 붉은 봉황과 금빛 뱀이 그 사이에서 흔들흔들 하더니 갑자기 붉은 해바퀴가 오르 락 내리락하면서 구르더니 눈 한번 깜짝하기도 전에 큰 빛 이 하늘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절묘하고 기이한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세 아들의 말을 듣고 평하기를 "자로의 용맹함과 연구의 재주로도 결국은 공자의 담장안에 까지 이르지 못하였으나 증자는 마침내 노둔함 으로써 공자 의 담장안으로 도달할 수가 있었다. 너희들은 이를 기억해 두어라."
    이 이야기는 강희맹의 사숙재집(私淑齎集)에 실린 ‘등산설 (登山說)’이다. 이 우언처럼 인격을 닦아 가는 순서는 무릇 낮은 곳으로 부 터 높은곳으로 나아가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 고전속에 지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