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속에 지혜]

허황된 칭송은 소문에 실린 독약이다.~23~

eorks 2009. 3. 10. 08:16
~모스코바 크레믈린궁내 조형물~

★허황된 칭송은 소문에 실린 독약이다.★
    어떤이가 말하기를 서울에서 뱀과 같이 생긴 이상한 동물이 생겼다는 말이 골목을 나서면 발이 있다고 덧붙여 지고, 성곽 을 나서면 동물의 길이가 길어지고, 백리를 나서면 바람과 구 름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둔갑 하며, 천리를 가면 우뢰와 번 개를 만드는 것으로 변하며, 수천리에 퍼지게 되면 신령한 동 물로 만들어진다. 또, 서해바다에서 뱁새와 같은 기이한 새가 있다고 말을 께내 면, 그 말이 한입 두입 거치면 뱁새가 참새로, 메추리로 되며, 세입 전해지면 꿩이 되고, 백사람을 거치면 고니로 변하고, 천 사람의 입을 거치면 곤새와 봉새로 변하다가 천만 사람의 입을 거치면 천지간에 기묘한 새로 둔갑한다. 옛날에 개미와 까치가 있었다. 그 둘은 서로의 재주를 시기하여 사이가 좋치 못하였다. 그리하여 개미가 헐뜯는 정도는 황천(黃泉)에까지 이르렀고, 까치가 추켜 세우는 정도는 푸른 구름에 오늘정도 까지 이르 렀다. 까치는 이렁게 말하기까지 했다. "까치가 어떻게 개미를 바라다 볼 수가 있겠는가? 개미의 바탕은 안회(顔回)요, 학문은 공자며, 재주는 주공(周公)이요, 글솜씨는 사마천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벗을 찾으면서 개미를 찾아가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사람을 볼 줄모르는 군주이다." 어느날 까치의 칭송이 그치지 아니하니, 그 말을 듣고는 "까치는 개미와 서로 용납을 하지 못하는 사이인데도 그의 현명함을 칭찬하니 그는 참으로 남들과 다른 능력이 있는 모양이다." 라 하며, 조정에서는 개미에게 벼슬을 주어 개미 의 문호가 하루 아침에 혁혁하게 빛나게 되었다. 그렇지만 개미는 여전히 까치를 헐뜯고 다녔다. 그러자 까치의 아들이 물었다. "개미는 항상 아버님의 욕을 하고 다니는데도 아버님께서는 항상 개미의 현명함만을 칭송하고 계시니 그 것은 무슨 까닭 입니까?" 까치가 웃으며 답했다. "네가 누구를 원수로 여기느냐? 저 개미란 놈이 나를 헐뜯고 다니지만 실상은 나를 도와주는 것이다. 나는 개미를 칭송하고 있는데 실상은 개미를 원수로 여기는 것이다. 너는 저 썩은 나무를 보지 못하였는냐? 그 나무를 초가집의 처마에 놓아둔다면 그래도 지붕의 무개를 견디겠지만 그 나 무에다 단청을 칠하여 대들보로 삼아 고대광실 큰 집에다 놓 으면 지끈둥 끊어지는 재앙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아마 개미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과연 얼마 안 가서 개미는 헛된 이름으로 인하여 망하게 되었다.
    이 글은 이광정의 망양록(亡羊錄)에 실린 우화다. 뱀이 신령한 동물이 되고, 뱁새가 신령한 새로 되는것이 이렇게 쉽게 이루어지니, 헛된 명성이란 소문에 묻어 있는 독약과 같다. 이웃의 추켜 세움에 자만 하거나 분수에 넘친 면예욕은 자칫 인 생을 망치기 쉬움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이제 단순한 명성의 차원 문제만이 아니라 엄청남 양의 정치, 경제, 문화정보시대에 현명히 적용하는 인식의 눈을 높여 야 한다. 그러기에 우리는 정보의 단순한 양적 풍족함에 만족할 것이 아 니라, 들뜬 소식과 알찬정보의 변별 인식으로 ‘알려진 사실’의 신뢰도와 진실성을 판단하는 지혜를 갖추어야한다. - 고전속에 지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