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事 成 語 항룡유회(亢龍有悔) 亢:목 항. 龍:용 룡, 有:있을 유, 悔:뉘우칠 회 절정에 이른 용은 자칫 후회하기 쉽다. 영달을 다한 자는 더 이상 오를 수 있는 길도 없으며, 쇠퇴할 염려가 있으므로 삼가라는 말.
중국 사람들이 끔직이 섬기는 동물에 '四靈(사령)'이란 것이 있다. 龍(용) · 鳳凰(봉황) · 麒麟(기린) · 거북이다.
각기 상징성을 부여했 는데 용은 황제, 봉황은 길상의 상징이다. 기린은 자손과 행복, 거북 은 건강과 장수의 상징이다. 사령 중 으뜸인 용은 그 생김새가 호랑이 의 머리에 뱀의 몸뚱이, 독수리의 발톱, 사슴뿔의 형상을 하고 있다.
가공의 동물임에도 중국 사람들이 용에 대한 기대는 대단하고 그들 만큼 용 을 좋아하는 민족도 드물 것이다.
이렇게 용을 숭상하는 까닭 은 용이 지닌 무한한 능력 때문이다.
이놈은 작아지려고 마음 먹으면 번데기만 해지지만 커지려고 하면 천하를 뒤덮을 수 있다. 아래로는 깊은 연못에 잠길 수도 있는 반면 위로는 구만리 창천(蒼天)을 솟구칠 수도 있으며 비구름을 마음대로 부린다.
如意珠(여의주)라도 입에 무 는 날이면 온갖 조화를 부린다. 한마디로 無所 不能(무소불능)의 존재 인 것이다.
중국 첫 황제인 黃帝(황제)의 상징인 黃龍(황룡), 나이가 8백세라는 靑龍(청 룡), 赤龍(적룡), 黑龍(흑룡)등 오색 용은 천지를 이룩하고 있는 용들이다.
[淮南子(회남자)]에 보면 날개 달린 飛龍(비룡)이 뭇 날짐승을 낳았 고, 네발 이 달린 應龍(응룡)이 뭇짐승을 낳았으며 蛟龍(교룡)이 뭇 고기를 낳았다 했 다.
이처럼 중국의 천지와 모든 생물의 계보를 더듬어 올라가면 용으로 귀결되 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임금이 앉는 좌상을 龍床(용상)이라 하고 임금이 타고 다니는 가마 를 龍架 (용가), 임금이 타고 다니는 말을 龍騎(용기), 임금을 상징하 는 깃발을 龍旗 (용기), 임금의 얼굴을 龍顔(용안), 임금의 자손을 龍 種(용종)이라 함을 미루 어 봐도 용이 최고 통치권자를 상징함을 알 수 있다.
왕조의 성을 바꾸는 易姓(역성) 혁명을 할 때 용종 곧 용의 후손임을 입증시 켜 쿠데타에 대한 백성의 반감을 수렴하려 했던 사실 이 非一非再(비일비재) 하다.
고려 태조 왕건이 용종임을 자처하고 그 물증으로서 龍鱗(용린) 곧 용비늘을 고려 왕조 대대로 계승해 내렸었다.
이 고려의 용비늘에 대 한 조선조 중종 때의 기록을 보면, 잘 살펴보니 태모 갑을 깎아 용비늘 처럼 만든 것이라 했다.
이 용비늘은 명종때 난 경복궁의 불로 타 없어 졌다. 周易(주역)의 乾掛(건 괘)는 龍이 승천하는 기세, 왕성한 기운이 넘치 는 남성적 기운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이 운세를 단계별로 龍에 비 유하고 있다. 곧 연못 깊이 잠복해 있는 龍(潛龍)은 德을 쌓으면서 때 를 기다린다.
그런 다음 땅위로 올라와 자신을 드러내는 龍(見龍)이 되면 비로소 德을 만 천하에 펴 훌륭한 君主(군주)의 신임을 받게 된다.
그 다음 단계는 하늘을 힘차게 나는 龍(飛龍)이다. 이것은 본 掛의 극치 로서 제왕의 지위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훌륭한 德을 갖추었으므로 훌륭한 신 하가 구름처럼 몰려들어 보필한다.
이렇게 하여 절정의 경지에 이른 龍이 亢龍(항룡)이다. 昇天(승천)한 龍인 셈 이다.
하지만 物極則反(물극즉반-만물이 極에 차면 기우는 法), 달도 차면 기운다 고 하지 않았는가. '亢龍'에 대한 孔子의 해석은 示唆(시사)하는 바가 크다.
곧 너무 높이 올라갔기 때문에 존귀하나 지위가 없고, 너무 교만하여 민심을 잃게 되며, 남을 무시하므로 보필도 받을 수 없다고 하였다.
따라서 亢龍에 이르면 後悔(후회)하기 쉽상이니 이것이 亢龍有悔라는 것이 다. 물론 亢龍有悔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교만과 무시보다 덕을 쌓고 처신을 바르게 함으로써 잃었던 民心(민심)을 회복하는 길 뿐이다.
요컨 대 乾掛(건괘)는 우리에게 변화에 순응할 것과 겸손을 잃지 말 것을 강 조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