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民心書

남의 말을 쉽게 믿은 게 화근

eorks 2011. 3. 7. 07:12

牧民心書
제8장 병전 6조[국방에 관하여 알아야 할 사항들]
남의 말을 쉽게 믿은 게 화근
訛言之作或無根而自起하고 或有機而將發하니 牧之應之也
와언지작혹무근이자기하고 혹유기이장발하니 목지응지야
或靜而鎭之하고 或默而察之니라.
혹정이진지하고 혹묵이찰지니라.
유언비어는 근거 없이 일어나기도 하고, 기미가 있어 생기기도 한다.
목민관으로서는 이를 조용히 진압하거나 묵묵히 관찰해야 한다.
- 응변(應辯) -
    
      잘 알려진 말로 `미인계(美人計)`란 미인을 이용해 상대의 마
    음을 흔들어 놓는 것을 말한다.
      동한 말, 방년 9세의 헌제가 즉위하였다. 동시에 포악한 동탁(董卓)은
    스스로를 재상이라고 일컬었다. 그의 지배에서 정치는 부패해졌고
    백성들은 비참할 정도로 가난한 삶을 살아야 했다.
      동탁에게는 여포(呂布)라는 양아들이 있었는데 그는 매우 용맹스러
    웠지만 동탁의 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어느 날, 동탁이 문무 대신들을
    연희에 초대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여포가 황급히 들어와 동탁에게 몇
    마디 귓속말을 속삭였다. 동탁은 여포의 말을 다 듣기가 무섭게 연희장
    에 있던 장온(張溫)이라는 대신을 밖으로 끌고 가게 했다. 잠시 후, 밖
    으로 끌려 나갔던 장온의 머리가 피묻은 쟁반 위에 놓여 연희장으로 들
    어왔다. 그러자 동탁이 비릿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장온이 나를 해치고자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었소. 개의치 마시오."
      그러나 연희장에 모인 관리들은 모두 놀라서 혼비백산하였다. 연희
    장에 참석한 대신들 중에는 노신 왕윤(王允)도 끼어 있었는데, 눈앞에
    서 친구가 살해되는 것을 보자 슬품과 분노가 치밀어 한달음에 집으로
    돌아왔다. 왕윤은 집으로 돌아와 이후 밤늦도록 괴로워하면서 정원을
    왔다 갔다 했다. 그때 정원의 나무 옆에서 누군가의 한숨 소리가 들려
    왔다. 왕윤은 가만히 서서 그 숨소리에 귀를 기울렸다. 잠시 후 왕윤은
    그 숨소리의 주인이 바로 양녀 초선(貂蟬)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왕윤이 딸에게 다가가 사연을 묻자 초선이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
      "아버님이 국사로 괴로워하시는 것을 보니 마음이 너무 슬픕니다."
      왕윤은 초선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자신의 근심을 말해 주었다.
      "지금 동탁과 여포가 서로 결탁하여 갈수록 포악한 일만 저지르고
    있구나. 동탁을 제거할 길은 그 두 사람을 이간질시키는 방법밖에 없
    는 것 같은데 마땅히 방법이 떠오르질 않는구나."
      그러자 초선이 결연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제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제 한 몸 바치겠습니다."
      왕윤은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으나 한참 생각을 하고 나서 입술을 깨
    물며 초선에게 말했다.
      "갸륵하구나. 어린 네가 그런 생각을 하다니! 오냐, 네 뜻을 알겠다."
      다음 날, 왕윤은 술과 요리를 준비하여 여포를 집으로 초대했다. 초
    대에 응한 여포가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초선이 화려하게 치장을 하
    고 걸어 나왔다. 여포는 초선의 미모에 깜짝 놀라 단번에 마음을 사로
    잡혔다. 그때 재빨리 왕윤이 나서서 여포를 부추겼다.
      "제 딸년인데 마음에 차십니까? 청컨대 제 딸년을 거두어 주시면 제
    가문의 영광으로 여기겠습니다."
      그러자 여포는 못이기는 척하고 초선과의 혼인을 약속했다. 며칠 후,
    왕윤은 다시 집으로 동탁을 초대했다. 갖가지 보기 드문 요리들이 마련
    되었고, 초선은 무희들과 어울려 우아한 춤을 추었다. 춤과 노래가 끝
    난 뒤 동탁이 초선을 가까이 오게 해서 그녀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동
    탁 역시 단숨에 초선의 미모에 빠졌다. 그러자 왕윤이 재빨리 동탁에게
    다가가 말했다.
      "제 딸년을 데려가서 시중들게 하고 싶으시면, 그렇게 하시지요?"
      그 말에 동탁은 매우 기뻐했고, 그 길로 초선과 함께 입궐했다. 며칠
    후, 여포가 동탁을 만나기 위해 그의 집을 찾아갔다. 그런데 그는 창문
    으로 동탁의 침실에서 머리를 다듬고 있는 초선을 보고 깜짝 놀랐다.
    초선은 여포가 온 것을 알고 일부러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그
    때 동탁이 들어왔고 여포는 글그머니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여포는 생
    각하면 할수록 화가 났다. 그래서 곧바로 왕윤의 집으로 가 그의 멱살
    을 잡고 "왜 초선을 동탁에게 주었느냐?" 며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왕
    윤이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동탁 승상께서 장군과 직접 혼인을 시키겠다며
    초선을 데리고 갔는데요! 장군께서는 그 사실을 몰랐단 말인가요?"
      그 말에 여포는 할 말을 잃었고, 동탁을 심하게 욕하면서 가버렸다.
    여포는 매일 초선의 얼굴이 아른거려 미칠 지경이었다. 어느 날, 동탁
    이 외출하고 없을 때를 이용하여 그의 집으로 찾아가 화원에서 몰래 초
    선과 만났다. 그런데 뜻밖으로 동탁이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들어와 여
    포와 초선이 껴안고 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화가 난 동탁은 칼을 빼
    들고 여포를 죽이려 했다. 여포는 재빨리 왕윤의 집으로 도망쳤다.
      왕윤은 허둥대는 여포에게 이렇게 말했다.
      "동탁은 장군을 죽일 게 뻔합니다. 먼저 그를 죽여야만 삽니다."
      그러자 여포가 이를 갈며 말했다.
      "만약 내가 동탁을 죽이지 않는다면 나는 진짜 사내가 아니다!"
      왕윤은 때가 왔다고 생각하고 전략을 짜기 위해 옛 대신들과 모임을
    가졌다. 그들은 천자가 황제 자리를 동탁에게 준다는 가짜 옥쇄를 만들
    었다. 동탁은 기뻐하며 옥쇄를 받으러 대궐 문으로 들어섰다. 그때 매
    복해 있던 병사들이 그를 둘러쌌다. 그리고 번개같이 여포가 나타나 창
    으로 동탁의 목을 베었다. 그 후 동탁의 목이 장안에 걸렸다.
    

......^^백두대간^^........白頭大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