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民心書

네 명의 동업자와 고양이

eorks 2011. 3. 11. 07:44

牧民心書
제9장 형전 6조[공평한 형법 집행을 위해 필요한 사항들]
네 명의 동업자와 고양이
聽訟如流由天才也其道危니라. 聽訟必核盡人心也라야 其法實이라
청송여류유천재야기도위니라. 청송필핵진인심야라야 기법실이라
欲詞訟簡者其斷必遲이니. 爲一斷而不復起也니라
욕사송간자기단필지이니. 위일단이불복기야니라.
송사 처리를 물 흐르는 것과 같이 쉽게 하는 것은 타고난 재질이 있어야
하지만, 그 방법은 몹시 위험하다. 송사 처리를 분명하고 확실하게 하는
것은 마음을 다하는 데 있으나, 그 법이 사실에 꼭 맞아야 한다. 그러므
송사를 간결하게 하려는 사람은 그 판결을 반드시 더디게 하는데, 이는
한 번 판결하면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 청송(聽訟) -
    
      어느 마을에 각자 돈을 투자해 동업을 하고 있는 목화 장수 네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싼 목화가 있으면 돈을 주고 사다가 큰 광
    속에 보관해 두었다가 값이 오르면 내다 팔곤 했다.
      그런데 이 광 속에는 쥐들이 우글거려 목화를 어지럽히기도 하고 오
    줌을 싸기도 하여 여간 귀찮지가 않았다. 목화 장수들은 궁리 끝에 돈
    을 똑같이 부담하고 고양이 한 마리를 사다가 광 속에다 넣어 두었다.
    그리고는 공동 책임을 지기 위해 고양이의 다리 하나씩을 자기 몫으로
    정해 보살피기로 했다.
      어느 날, 고양이가 다리 하나를 다쳐 딛지 못한 채 들고 다니게 되었
    다. 그 다리를 맡은 목화 장수는 얼른 고양이를 들어 다리를 살펴보았
    다. 예상 외로 상처가 깊은 터라 그는 산초 기름을 소금에 찍어 고양이
    의 다리에다 바르고 동여매 주었다. 그런데 그것이 화근이 되어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마침 추운 겨울철이라 추위를 못 견딘 고양이가 아궁
    이 옆으로 가 불을 쬐었는데, 깜빡 조는 사이 다리에 싸맨 산초 기름에
    불이 붙었던 것이다. 고양이는 깜짝 놀라 성한 세 다리를 바삐 움직여
    목화를 쌓아 둔 시원한 광 속으로 도망쳤다. 그 바람에 목화 더미에 불
    이 붙어 더욱 큰 불이 일어났다. 목화 더미는 금세 새까만 잿더미로 변
    했고, 고양이도 그 불에 타 죽고 말았다.
      그러자 고양이의 성한 다리를 맡고 있던 나머지 세 명의 목화 장수
    는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들은 고양이의 아픈 다리를 맡고 있던 친구에
    게 "왜 하필이면 불이 잘 붙는 산초 기름을 찍은 솜으로 다리를 싸주었
    느냐"며 목화 값을 물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침내 목화 장수 네 사람은 이 고을 사또에게 판결을 맡기기로 했
    다.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사또는 한참 동안 생각한 끝에 입을
    열었다.
      "이번 화재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은 너희들 세 사람이 아니라 저 사
    람이다. 그러니 너희들이 오히려 목화 값을 물어주어야 한다."
      "예? 사또,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세 사람은 한결같이 사또의 판결에 얼이 빠진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사또는 차근차근 까닭을 일러주었다.
      "잘 들어 보거라. 고양이가 아픈 다리에 불이 붙었더라도 그 아궁이
    옆에만 있었으면 광 안에 있는 목화에까지 불이 붙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 말이 맞느냐?"
      "예."
      세 사람이 입을 모아 대답했다.
      "그럼 내가 너희들에게 묻겠다. 불이 붙은 고양이가 그때 목화 광으
    로 도망을 쳤는데 어느 다리를 디디며 도망을 쳤느냐?"
      "그야 나머지 성한 세 다리로 도망을 쳤겠지요."
      "그렇다면 너희들이 맡은 그 성한 세 다리가 고양이를 광으로 데려
    가지만 않았다면 목화에 불이 붙지 않았을 게 아니냐? 그러니까 목화
    광에 불이 난 것은 너희 세 명이 맡은 그 성한 세 다리 때문이다. 그러
    니 목화 값을 저 사람에게 물어 주도록 해라."
      사또의 명령에 세 사람은 꼼짝없이 목화 값을 변상해줄 수밖에 없었다.
    

......^^백두대간^^........白頭大幹

'牧民心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곤장보다는 사랑으로 다스려  (0) 2011.03.13
진짜 범인을 알아본 소  (0) 2011.03.12
이에는 이, 귀에는 귀  (0) 2011.03.10
9.刑典 六條(형전 6조)  (0) 2011.03.09
빈 성으로 적을 교란한 지혜  (0) 2011.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