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民心書

이에는 이, 귀에는 귀

eorks 2011. 3. 10. 00:24

牧民心書
제9장 형전 6조[공평한 형법 집행을 위해 필요한 사항들]
이에는 이, 귀에는 귀
凡有訴訴其急疾奔告者不可傾信하고 應之以緩하여
범유소송기급질분고자불가경신하고 응지이완하여
徐察其實이니라.
서찰기실이니라.
소송이 있을 경우 급히 달려와서 고하는 것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이에 응하기를 여유 있게 하여 천천히 그 사실을 살펴야 한다.
- 청송(聽訟) -
    
      고려시대 때의 문신이었던 이보림은 여러 가지 어려운 민원이
    제소될 때마다 슬기로운 재판으로 백성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은
    것으로 유명하다.
      어느 날, 어떤 나그네가 끌고 가던 말이 갑자기 남의 보리밭으로 뛰
    어 들어가 이삭을 마구 뜯어먹는 바람에 밭주인이 변상을 요구하는 사
    건이 벌어졌다. 그런데 보리밭 주인의 변상 요구에 대해 말 주인은 억
    지 변명을 하며 버뎠다.
      "내가 보리를 뜯어먹은 것도 아니고, 말 못하는 짐승이 한 짓인데 내
    가 왜 변상을 해야 하오? 말이 오죽 배가 고팠으면 보리 이삭을 뜯어먹
    었겠소? 사람 인심이 그렇게 야박하다니......."
      그러면서 나그네는 오히려 주인의 야박한 인정을 탓했다.
      화가 치민 밭주인은 나그네를 끌고 이보림 앞으로 갔다. 자초지종을
    듣고 난 이보림이 두 사람에게 명했다.
      "밭주인은 그대로 서 있고, 나그네는 땅바닥에 앉도록 해라."
      두 사람은 이상하게 생각하며 시키는 대로 했다. 그러자 이보림이 명
    령을 내렸다.
      "자, 이제부터 달리기 시합을 할 테니 준비를 단단히 해라. 만약 뒤
    쳐지는 자는 곤장을 칠 테니 그리 알라."
      나그네는 앉은 상태에서 있는 힘을 다해 달려 보았지만, 서서 달리는
    밭주인을 따라잡을 수는 없는 일이다.
      조금 뒤, 나그네는 땀을 뻘뻘 흘리며 볼맨소리를 했다.
      "이것은 너무 불공평한 시합입니다. 앉은 상태에서 어떻게 서서 뛰는
    사람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보림은 시합에서 진 나그네에게 곤장을 치라고 명령했다.
      "아직도 네 잘못을 깨닫지 못했구나. 물론 네가 밭주인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억지를 부린 것은
    네가 먼져였다. 나는 단지 억지를 쓰는 너를 억지로 대했을 뿐이니 내
    겐 큰 잘못이 없다."
      곤장을 맞고 난 뒤 나그네는 밭주인에게 변상을 해 주고서야 관가를
    나올 수 있었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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