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民心書

유랑민들도 이웃으로 여기는 마음

eorks 2011. 3. 21. 07:54

牧民心書
제11장 진황 6조[어려운 백성들을 구하는 방법들]
유랑민들도 이웃으로 여기는 마음
仁人之爲賑也哀之而已自他流者受之하고 自我流者
留之하여 無此疆爾界也니라.
이이지위진야애지이이자타류자수지하고 자아류자
류지하여 무차강이계야니라.
어진 사람이 진휼(軫恤)하는 일이란 불쌍히 여기는 것뿐이다. 다른
곳에서 들어오는 자는 받아들이고, 내 고을에서 다른 고을로 가는
자는 만류하여 네 고장의 구별이 없어야 한다.
- 규모(規模) -
    
      송나라에 부필이라는 목민관이 청주 지방을 다스릴 때
    의 일이다. 어느 해 홍수가 나서 굶주린 백성들 수십 만 명이 떠돌아
    다니다가 청주로 흘러들어왔다. 그러자 부필은 관하 고을의 풍년이 든
    곳을 직접 찾아가 사정을 말하고 백성들에게 곡식을 얻어 가지고 돌아
    와 이주민들에게 주었다.
      백성들에게 얻은 곡식은 10만 섬에 이르고, 여기에 관곡을 더 보태
    서 나누어 주었다. 또한 공사로 쓰던 집 10여만 채를 긴급하게 개조해
    이주민들에게 나누어 주어 살게 하였다.
      그리고 관리들에게 특별 녹봉을 주어 이주민들이 모인 곳으로 보내
    노약자와 병든 사람들을 돌보아 주도록 했다. 부필은 관리들의 그 같은
    행적을 기록해 두었다가 후일 조정에 아뢰어서 상을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하였다.
      부필은 대략 5일마다 이주민 마을에 사람을 보내 술과 고기와 밥을
    가지고 가서 위로하도록 했다. 부필의 그 같은 행동이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알고 부하 관리들 역시 진심으로 명을 따르고 힘을 보
    태주었다.
      한번은 부필에게 이렇게 말하는 관리가 있었다.
      "혹시 지금과 같은 선정(善政)을 공연히 의심하고 비방을 일삼는 자
    가 생길까 두렵습니다. 나중에 화를 입으실지도 모르니 이제 여기서 그
    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러자 부필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어찌 일신의 안위 때문에 저토록 소중한 60~70만 명의 생명을
    못 본 척하겠는가?"
      그러면서 이주민들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 나갔다고 한다.
      또한 조선 숙종 때 이규령이 안동 부사로 있을 때였다. 어느 해에 큰
    기근이 들어 진장(굶주린 사람을 구제하는 장소)을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그때 조정에서는 전국의 군읍에 유랑민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영이 내
    려진 상태였다.
      그러나 이규령은 그 영을 받들지 않고 유랑민을 받아들였다.
      "다 우리 백성인데 어찌 이곳저곳을 구별하랴. 그들이 길거리에서 굶
    어 죽는 것을 그냥 앉아서 지켜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면서 그들이 살 집을 지어 미음과 죽을 쑤어 돌보아 주고 몸소
    그들에게 가서 상태를 살피기도 했다. 그리고 고을에서 인덕과 재산을
    겸비한 사람들을 선별하여 그들의 생활을 주관하여 살피도록 하였다.
      그렇게 몇 달을 지성으로 돌보자 마침내 길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게 되었다. 얼마 뒤 이 사실을 암행 나온 어사들이 잇달아
    조정에 아뢰게 되었는데, 임금도 어쩌지 못하고 오히려 이규령에게 큰
    상을 주어 격려하였다.
      또한 조선 선조 때 토정 이지함도 목민관으로 있으면서, 유랑민들이
    해진 옷으로 걸식하는 것을 불쌍히 여겨 큰 집을 지어서 그들을 살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수공업을 가르치고 일일이 능력을 파악
    하여 각자 먹고살 수 있는 길을 터주었다. 유랑민 중에서도 가장 무능
    한 자에게는 볏짚을 주어 짚신을 삼도록 한 뒤 그들이 일하는 것을 종
    일 감독하니, 하루에 열 컬레를 만들어 팔 수가 있었다.
      그리하여 얼마 뒤에는 유랑민들이 모두 한 가지씩 기술을 익혀 하루
    일하여 번 돈으로 쌀 한 말을 사지 못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 중에 먹
    을거리를 사고도 남는 돈이 있으면 옷을 지어 입도록 권장했는데, 두어
    달 사이에 그들의 의식주가 모두 충족해졌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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