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民心書

죽어서까지 청렴했던 관리들

eorks 2011. 3. 27. 07:37

牧民心書
제12장 해관 6조[관직에서 퇴임할 때 지켜야 할 사항들]
죽어서까지 청렴했던 관리들
在官身沒하여 而淸芬益烈하고 吏民愛悼하여 攀이號도하여
旣久而不能忘者賢牧之有終也니라.
재관신몰하여 이청분익렬하고 이민애도하여 반이호도하여
기구이불능망자현목지유종야니라.
관직에 있다가 죽어 맑은 덕행이 더욱 빛나, 아전과 백성이 슬퍼하여
상여를 붙잡고 부르짖으며 울고, 오래 되어도 잊지 못하는 것은 어진
목민관이 보여 주는 유종의 미이다.
- 은졸(隱卒) -
    
      한나라의 한연수가 죄풍의 목민관이 되어 신의와 은혜로움
    으로 고을을 다스려 사람들이 두루 흡족해 하였다. 한번은 한연수가 어
    떤 일에 연루되어 사형을 받게 되었을 때 아전들과 백성 수천 명이 따
    라와 그를 전송하였고, 노인과 젊은이들은 수레를 붙들고 앞을 다투어
    술과 안주를 올렸다.
      한연수는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사람들이 올리는 잔을 받아 마셨는
    데 나중에 술 마신 것을 따져보니 한 섬이 넘었다. 그는 술에 취한 것
    이 아니라 사람들의 정성스런 마음에 취해 아전을 시켜 그들에게 이렇
    게 사례했다.
      "아전들과 고을 백성들이 멀리까지 와서 이렇게 호의를 베풀어 주
    니 나는 지금 죽어도 한이 없다."
      백성들은 그 말을 듣고 또 한 번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다.
      그리고 명나라의 모길이 광동의 목민관으로 있을 때 도적때의 난이
    일어났다. 처음에 모길이 군사를 출동할 때 관아의 은 천 냥을 내 주어
    군량에 충당하게 하였는데, 서문이란 사람이 관리를 맡아서 반을 써버
    렸다. 서문은 모길이 죽어 돌아갈 수 없는 것을 불쌍히 여겨, 남은 은을
    몰래 그 종에게 주어서 상비(喪費)를 마련하게 하였다.
      그런데 그 날 밤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서문에게 상비를 받았던 그
    종의 아내가 갑자기 관아 마루에 나와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는데 그
    녀의 행동거지가 생전의 모길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었다 잠시 후 그
    종의 아내는 좌우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하 헌장을 오게 하라."
      모여 있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그 목소리까지 모길을 닮았기
    때문이었다. 잠시 뒤에 모길의 상관이었던 하 헌장이 도착하자 그녀가
    벌떡 일어나 절을 한 뒤 이렇게 말했다.
      "저 모길은 나라의 은혜를 받던 중에 적의 칼에 죽었으니 진실로 여
    한은 없습니다. 다만 서문이 쓰다 남은 관청의 은을 제 집에 주어 제가
    지하에서 더럽힘을 당하게 된 것이 한스러울 뿐입니다. 그러니 빨리 그
    상비를 관으로 돌려보내도록 조치를 취하시어 더 이상 제가 더럽힘을
    당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그녀는 말을 마치고는 갑자기 땅에 쓰러졌다가 조금 뒤에 깨어났다
    고 한다. 잠시 그녀의 몸을 빌려 모길이 다녀간 것이었다.
      또한 조선 시대 때 곽은이 담양 지방의 목민관이 되어 부역과 조세
    를 가볍게 하여 고을을 다스리는 것이 맑고 인자하였다. 그런데 곽은이
    갑자기 관에서 변고를 당해 죽고 말았다. 그러자 사람들이 비통해 하며
    술과 고기를 먹지 않고 서로 조의를 표했다. 또한 상여가 떠나는 날에
    는 거리에 곡성이 잇달았다. 고을의 선비와 백성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
    았는데 서로 논의하여 해마다 제삿날이 돌아오면 쌀을 모아 제사를 지
    내 곽은의 명복을 빌었다.
      곽은의 제사가 끝나고 모두들 돌아가려고 할 때 제기와 집기를 모두
    돌려주었는데,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낡은 상자 한 개가 남아 있었다. 곽
    은의 아내가 이것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 하인에게 말했다.
      "이 물건이 왜 여기에 있느냐? 빨리 돌려보내라. 이 상자로 인해 우
    리 남편의 맑은 덕이 더렵혀질까 두렵다."
    

......^^백두대간^^........白頭大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