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돌*생일*화갑에 시인들이 보내는 言語의 축전
복되어라 생명의 탄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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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난다
-채리의 24회 생일날에-
-김 지 향-
지금 네가 발을 내디디면
땅은 살아난다
지금 네가 꽃을 잡으면
꽃은 살아난다
나중이 아닌 `지금`이란 말에
피가 있음으로
`있음으로`란 어법에 눈길을 모으며
미적분 방정식이 헐겁게 풀려난다
지금 네가 꺾어든 꽃잎을
이번엔 놓아봐라
파란 하늘의 강으로 떠내려가지
살아서 은방울 노래로 떠내려가지
아래로 숙인 눈을
머리 위로 들어봐라
하늘에 강물이 비늘을 날리며
채소밭 풀밭으로 흐르고
강물을 차며
아이들이 굴리는 축구공 사리로
네 눈은 살아서 달려갈 테니
하늘에 나무들은 너를 향해
거꾸로 자라나고
하늘 모퉁이에선 풀빛 비가
나무를 향해 음악처럼 내리고
음악회가 열리는 유리알 극장에선
네가 밟은 땅을
하늘이란 제목으로 그리며
형체도 안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서
너를 찬양하는 박수, 박수를
일어서며 쏟아부을 테니
그렇지, 그래
네가 참 싱싱한 꽃으로 피려면
물을 마셔야 하지만
물은 발이 있으므로 끊임없이
소리만 남기며 저 혼자 걸어가지
너는 스스로 소리를 따라가
물을 찾아내야 하겠지
아암. 그렇고 말고
시간의 바람에게 가위질 당하지 말고
새파란 날을 세우고
무성한 깃털을 휘날리며 달려오는
바람 가위를 비켜서는 재주
그 재주를 스스로 찾아낸다면
신문지 한 장에
네 사람이 살아야 할 세기를
지금도 바라볼 수 있을거야
어느 날 갑자기
길이 너를 물집으로 운반하고
무게 없는 물체에서 소리나는
`피 . 피 . 피 . 따 . 따 . 따`를
풀이해낼 줄 아는
아름다운 영웅으로
다음 세기의 첫 장을 열 테니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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