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경(孝經) : 공자(孔子)와 증자(曾子)가 효도에 관하여 문답한 것
을 기록한 책으로 13경(十三經) 중의 하나이다. 저자에 대해서는 공
자가 지었다는 설, 증자가 지었다는 설, 증자의 제자들이 집록(輯
錄)했다는 설 등 여러 가지가 있어 확실하지는 않으나 증자 문인들
의 저술로 보는 견해가 가장 유력하다. 대개 진(秦)의 분서갱유 때
안지(顔芝)가 보관하고 있던 것을 한(漢)대에 그의 아들 정(貞)이
펴낸 <금문효경 今文孝經>과 공자의 옛 집을 헐 때 발견된 <고문효
경 古文孝經>의 2가지가 있는데, <고문효경>에 규문장(閨門章)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제외하면 내용에 큰 차이가 없다. 이 책에서는
부모에 대한 효도를 바탕으로 집안의 질서를 세우는 일이 치국(治
國)의 근본이며, 효도야말로 천 · 지 · 인(天地人) 3재(三才)를 관찰
하고 모든 신분계층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최고덕목 · 윤리규범이라
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 한국 · 일본 ㅂㅇ건사회에서 `효`가 통
치사상과 윤리관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되는 데 큰 역활을 했다. 우
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필수교과목으로 중시했으며, 특히 조
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여러 차례 간행하여 보급했다. 주석서로는 한
대의 정현(鄭玄) · 공안국(孔安國)이 각각 <금문효경> · <고문효경
>에 주를 붙인 것이 있고, 이밖에도 당나라 현종(玄宗) 때의 <어주
효경 御注孝經> · 송나라 진종(眞宗) 때의 <효경정의 孝經正義>, 주
희(朱熹)의 <효경간오 孝經刊誤>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효의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하고 유교 철학의 요체로 화고
히 정착시킨 인물은 공자다. 공자의 효자사상은 맹자 시대에 와
서는 부모에 대한 의무를 더욱 강조하였고, 한대(漢代)에 간행
된 <효경(孝經)>에서 도덕의 근원, 우주의 원리로서 명ㅁㄴ화되
기에 이르렀다.
효가 중요한 도덕적 규범으로 정착디자 이에 대한 행동 규범
도 속속 정해지게 되었는데, 먼저 부모를 대하는 얼굴 가짐을
중시했다. 늘 부드러운 얼굴빛으로 부모를 편안하게 해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말로는 간단해 보이지만 그게 쉽지 않다. <논어> `위정`편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자하문효 자왈 색난 유사 제자복기로(子夏問孝 子曰 色難 有事
弟子腹其勞)
유주식 선생찬 증시이위효호(有酒食 先生饌 曾是以爲孝乎)
자하가 효에 대해서 묻자 공자가 말했다. "부모의 얼굴빛을 살피
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무슨 일이 생기면 자식이 그 수고를 대신
하고, 술과 밥이 있으면 어른께 먼저 드시게 하는 것만으로 효라
고 할 수 있겠는가?"
얼굴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있다. 심기가 드러나는 곳이 바
로 얼굴이다. 마음이 불편할 때 손과 발과 몸을 이리저리 움직
이기도 하고, 초조할 때 손과 발을 떨기도 하는데, 다른 무엇보
다도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심기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전제
조건이 있다. 상대방에게 마음을 읽힐 경우는 그 상대방을 별
로 의식하지 않는다는 자의식이 내포되어 있다. 부모나 자식이
나 친구나 가까운 사람들 앞에서 사람들은 의외로 언짢은 감정
을 드러내지 않는다. 상대가 마음 아파할까 봐서다. 특히 부모
의 경우는 더하다. 속상한 일이 있더라도 자식 앞에서는 아닌
척하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끼니를 굶었다 하더라도 자식 앞에
서는 배가 부른 척하고, 아파도 안 아픈 척하고, 자식의 말 한마
디가 가슴을 후벼 파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고, 무슨 일이건
자식 앞에서는 어물쩍 웃어넘기기가 일쑤다. 그러니 어찌 부모
의 안색을 살펴 그 마음에 맞도록 봉양할 수 있단 말인가, 해서
하는 말이 `색난(色難)`인 것이다. 얼굴색을 살펴 바로하기 어
렵다는 것을 공자조차 인정한 것이다.
부모 대신 수고로운 일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먼저 드시게
한다고 해서 효도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
드려야 한다. 심기를 거슬리지 말아야 한다. 육체적인 것, 물질
적인 것은 아무 쓸모도 없다.
자식 앞에서 잘 드러내지 않는 얼굴빛, 쉽사리 변하지 않는
안색을 늘 살펴서 얼굴에 늘 편안한 미소와 흐뭇함이 깃들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효라 할 수 있다.
선현들 또한 평소 일상에서 부모를 잘 모시는 것을 가장 중요
한 덕목으로 꼽았거니와, 저녁에는 잠자리가 어떤지 직접 손을
넣어 확인해보고 아침에는 간밤에 잘 주무셨는지 여쭌 다음 부
모의 안색을 주의 깊게 살폈으니, 이것이 바로 `혼정신성(昏定
晨省)`으로, 부모를 모시는 기본 도리였던 것이다.
혼정신성(昏定晨省)이라는 말은 <예기(禮記)>의 `곡례(曲
禮)`편에 나오는 말인데,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
게, 밤에는 이부자리를 펴고, 아침에는 문안을 드린다`는 `온청
정성(溫淸定省)`이란 말과 뜻이 통한다. 또 부모를 섬김에 겨
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한다는 `동온하청(冬溫夏
淸)`이라는 말과도 상통한다.
이렇듯 부모에 대한 공경을 바탕으로 봉양을 하고 보살피는 행
위가 곧 효, 또는 효행이다. 효는 동서고금에 걸처 인간의 도리 중
에 으뜸이 되는 덕목으로 중시되었다. 즉 `효는 백행지본(百行之
本)`이라 하여 부모를 봉양하고, 공경하며, 복종하고, 조상에게 제
사를 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회 규범으로 굳어졌던 것이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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