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선생과 곰발바닥

eorks 2013. 8. 27. 07:12
고전(古典) 이야기 ~효와 윤리~
선생과 곰발바닥
    군자거인 오호성명(君子去仁 惡乎成名) 군자무종식지간 위인(君子無終食之間 違仁) 조차 필어시(造次 必於是) 전패 필어시(顚沛 必於是) 군자가 인을 멀리하면 어디에서 명성을 높일 수 있겠는가? 군자는 식사를 끝내는 동안이라도 인을 어기지 말아야 하는 법이니, 아차 하는 순간에도 인을 지켜야 하며, 위급존망의 경우에도 인을 지켜 야 한다. <논어> `이인`편에 나오는 말이다. 유교의 중심사상이 바로 여 기서 말하는 `인(仁)`이다. 인은 공자가 가장 중시했던 덕목이 기도 하다. 그렇다면 인이란 무엇일까? 한 마디로 규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사전적 의미로만 본다면 마음이 너그럽고 착하 며 슬기롭고 덕행이 높다는 뜻이다. <논어>에 주를 단 송나라 학자 주자(朱子)는 "인인은 곧 덕을 완성한 사람이다(인인 즉 성덕지인야 ; 仁人 卽成德之人也)."라고 하여 `덕` 쪽에 무게를 두었다. 하지만 정작 공자 본인은 `인을 `충(忠)`과 `서(恕)`라고 풀이했다. 이것은 타인에 대한 자비, 인간에 대한 사랑, 측은지 심 같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자왈 지사인인 무구생이해인 유살신이성인(子曰 志士仁人 無求生 而害仁 有殺身而成仁) 공자가 말했다. "지사와 어진 사람은 생(生)을 구하려고 인(仁)을 해치지 않고, 자기 몸을 죽여서 인(仁)을 완성한다." <논어> `위령공`편의 유명한 대목이다. 그런데 여기서 `지사 (志士)`란 어떤 사람인가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맹 자>에는 공자의 말이라 하여 `지사`와 `용사`를 대립시켜 말한 곳이 있다. 그래서 뒷사람들은 이 지사를 의(義)를 지키는 의사 의 뜻으로 풀이했다. 우리가 말하는 안중근 의사니 윤봉길 의 사니 하는 것도 실상 그분들이 나라와 겨레를 위해 몸을 희생 시킨 것이 공자가 말한 `살신성인(殺身而成仁)`에 해당하기 때 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때로는 단순히 `뜻을 가진 사람`을 지사 라고도 부르기 때문에 지사라는 이름 대신 살신성인의 의사라 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또 지사(志士)를 지사(知士)로 풀이한 사람도 있다. 도의를 지키는 사람이든 지혜로운 사람이든 그것은 그리 문제될 것이 없다. 어떨든 그가 가지고 있는 신념을 살리기 위해서도 하나 밖에 없는 생명도 달게 버릴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그 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양자택일을 할 마당에서의 이야기이 다. 덮어놓고 목숨을 바치는 것을 `살신성인`이라고 오인한다 면 그것은 고작 만용밖에 될 수 없다. 송대 학자 정자(程子)의 다음 해설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실제의 이치(理致)를 얻는 것은 마음에 스스로 분별해야 한다. 실 제의 이치라는 것은 실제로 보아서 옳은 것을 찾아내는 것과 실제 로 보아서 그릇된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옛날 사람 중에 자기 몸 을 버리고 목숨을 바치는 자가 있었다. 만약 그들이 실제로 보고 몸으로 직접 체득하지 않았다면 어찌 이와 같이 몸을 버릴 수 있었 겠는가. 실제로 보아서 체득한다면, 사는 것이 의(義)보다 더 중요 하지 않고,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편안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 므로 자기 몸을 죽여서 인(仁)을 이루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이들 은 하나의 올바른 것만을 성취할 뿐이다. 맹자 역시 비슥한 말을 했다. "생선도 내가 원하는 것이고 곰 발바닥도 원하는 것이지만 둘을 함께 취할 수 없다면 생선보다는 곰 발바닥을 취할 것이 다. 만찬가지로 생(生)도 원하는 것이고 의(義)도 원하는 것인 데 둘 다 취할 수 없다면 생을 버리고 의를 취해야 하지 않을 까." 이른바 `사생취의(捨生取義)`다. 인과 의는 같은 덕목으로서 공맹 모두 목숨보다도 더 중시했음을 알 수 있다. 사족을 달자 면, 맹자는 실제로 생선보다 곰발바닥을 좋아했다고 한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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