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공자의 인물됨

eorks 2013. 9. 18. 02:02
고전(古典) 이야기 ~노력과 발전~

공자의 인물됨
그렇다면 공자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논어> `술이`편에 공자 스스로 자신의 인물됨을 평한 대목이 나온다.

섭공 문공자어자로 자로부대 자왈 여해불왈 기위(葉公 問孔子於子路 子路不對 子曰 女奚不曰 其爲)
인야발분망식 낙이망우 부지로지장지운이(人也發憤忘食 樂而忘憂 不知老之將至云爾)

섭공이 자로에게 공자에 대해 물었는데 자로가 대답하지 않자, 공 자가 말했다.
"너는 어찌해서 `그 사람은 분발하면 끼니마저 잊고, 도를 행함을 즐거워하여 근심을 잊으니, 늙어가는 것도 모르는 사 람`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논어>를 읽어가다 보면 몇 군데서 이와 비슷한 장면이 나오 는데 절로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다. 본인에게 늘 엄격하고 제 자들에게 항상 겸손할 것을 강조했던 공자가 `잘난 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자가 잘난 체하는 모습을 보면 웬지 기분이 좋아진다. 범접하기 어려운 성인이 나리라 인간적인 공 자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섭공(葉公)이라는 자가 자로(子路)에게 당신의 스승인 공자 라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인물이냐고 물었을 때 자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런 자로를 보고 답답했는지 공자가 스 스로를 치켜세우며 한마디 거든 것이다.

`자로야, 너는 어찌해서 섭공에게 깨닫지 못했을 때엔 분발 하여 먹는 것도 잊는(→발분망식(發憤忘食)) 사람이라고 말해 주지 않았느냐? 또, 도를 행함을 즐거워하여 근심을 잊으니 늙 어가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해 주지 않았느냐?"
물론 이 말은 스승인 나도 이렇게 배우기에 힘쓰고 근심을 잊 고 사니 너희들도 쓸데없는 데 한눈팔지 말고 더욱 정진하도록 하라는 가르침도 들어 있었을 것이다. 다른 제자라면 우회적인 표현으로 깨우쳐 주었을 텐데 우직한 자로한테는 직설적인 이 화법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섭공(葉公)은 초(楚) 나라 섭현(葉縣)의 원님 심저량(沈儲粱) 이다. 자(字)는 자고(子高)인데, 감히 제 멋대로 `공(公)`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썼다. 그런 섭공이 공자가 언떤 사람인지 알지 도 못하므로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 있어서 물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자로(子路)가 대꾸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 않 으면 성인의 덕(德)을 실제로 무어라고 쉽게 말할 수 없었기 때 문에 머뭇거린 것일 수도 있다.

`깨닫지 못했을 떼엔 분발하여 먹는 것도 잊고, 도의 이치를 깨달은 뒤엔 너무도 즐거워서 근심을 잊는다. 이 두 가지를 날 마다 부지런히 힘쓰면서도 여생(餘生)이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 는 것을 알지 못하고, 다만 스스로 배우기만 좋아한다.`

그러나 깊이 음미해 보면 공자처럼 지극하고도 순수한 도의 경지는 성인(聖人)이 아니면 미치기 힘든 것이다. 다만 배우는 사람들이 깊이 새겨 실천하고자 애써야 할 따름이다. <역경>에 `천체의 운행은 건실하니 군자는 그것으로써 스스로 힘써 쉬 지 않는다(→천행 건 군자이 자강불식 ; 天行 建君子以 自疆不息)`고 하여 이를 강조하였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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