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하늘이 미워하는 것

eorks 2013. 9. 23. 07:47
고전(古典) 이야기 ~노력과 발전~

하늘이 미워하는 것

정사무심요복 천즉취무심처 유기충(貞士無心徼福 天卽就無心處 牖其衷)
섬인저의피화 천즉취저의중 탈기백(憸人著意避禍 天卽就著意中 奪其魄)
가견 천지기권최신 인지지교하익(可見 天之機權最神 人之智巧何益)

곧은 선비는 복을 구하는 마음이 없는지라 하늘은 곧 마음 없는 곳 을 찾아가 복의 문을 열어주고, 간사한 사람은 재앙을 피하려고 애쓰는지라 하늘은 곧 그 애쓰는 속으로 뛰어들어 그의 넋을 빼앗 는다. 이 하늘의 권능이 얼마나 신묘한가. 인간의 잔꾀가 무슨 소 용 있겠는가.

많이 들어본 말이다. 하늘의 도움을 바라지 마라. 마음을 비우 고 성심을 다하다 보면 저절로 하늘이 도울 것이다. 간사한 자 는 화를 피하려고 하지만 하늘은 그 점을 더욱 밉게 보고 반드 시 벌을 내린다. 하늘의 이치란 얼마나 오묘한가. 인간이 어찌 하늘의 이치를 거스를 수 있겠는가... <채근담>에서 뽑은 글 로,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니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하고 경천승복(敬天承服)하라는 말이 있다.
지극한 정성에 하를도 감동했다는 얘기가 여럿 전한다. 우리 나라 옛 송도 지방에 차식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다. 어릴 때부 터 열심히 공부하여 시도 잘 지었으며 문장도 뛰어났다.
어느 날 갑자기 그에게 정종 대왕의 능인 후릉(厚陵)에 제사 를 지내는 임시 벼슬이 주어졌다. 명을 받고 능에 가 보니 오랫 동안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서인지 잡풀이 무성하고 정자각 이 허물어져서 비가 샐 정도였다. 몹시 애석해하며 능을 두루 살펴본 뒤 관리하는 노인에게 말했다.
"나라의 능이 이렇게 되어서야......."
이 말을 들은 노인이 말했다.
"종묘에서 위패를 옮긴 지 백 년이 넘었습니다. 1년 중 한식 외에는 제사를 지내지 않습니다. 제관도 없고 제물들도 보잘것 없을뿐더러 능을 지키는 사람도 없으므로 자연히 황폐해지지 않겠습니까?"
제사를 끝낸 그날 밤,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는데 꿈에 내시 가 왕명이라며 자기를 따라 오라고 했다. 으리으리한 궁궐에서 임금을 뵙고 엎드렸다.
"그 전에 온 사람들은 정성이 없더니 오늘은 정결하고 정성 이 담긴 음식을 먹으니 기분이 매우 좋구나. 너의 어미가 몸이 아프다고 하니 내가 이 약을 주마. 너는 이제부터 복을 많이 받 을 것이다."
꿈에서 깬 차식은 황공함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가 날이 밝자 동구 밖으로 나갔다. 그때 매 한 마리가 날아가다 뱀장어를 떨 어뜨렸다. 꿈이 생각나서 어머니께 끊여들였더니 병이 말끔히 나았다. 차식은 후에 군수에까지 오르고 그의 두 아들도 높은 벼슬을 했다.
다음은 <성수패설(醒睡稗說)>에 전하는 얘기다.
어떤 이름 높은 벼슬아치가 임금에게 죄를 지어 먼 곳으로 귀 양살이를 떠나는 길에 그의 아내가 물었다.
"이제 떠나시면 어느 때에 돌아오시겠소?"
"알 위에 알을 포갤 수 있다면 모르겠거니와 그렇지 못하면 죽어서 돌아올 것이오."
벼슬아치는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가 떠난 뒤 그의 아내가 달걀 둘을 소반 위에 놓고 밤낮으 로 빌었다.
"달걀아, 포개져라."
하지만 달걀을 올려놓으면 곧 떨어지니 애통한 소리를 낼뿐 이었다.
어느 날 임금이 미복(微服)으로 미행(微行)을 하다가 그 집 창 밖에 이르러 축원하는 소리를 듣고 내전으로 돌아왔다 그 리고는 사람을 시켜 그 곡절을 탐지하고는 그녀의 치성을 측은 하게 여겨 죄인을 석방하도록 하였다. 그리고는 석방된 죄인을 면전에 놓고 물었다.
"네가 석방된 이유를 아느냐?"
"천은(天恩 ; 임금의 은혜)이 망극할 뿐이옵니다."
임금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다. 알 위에다 알을 포개었기 때문이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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