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몸에 옻 칠을 하고 숯불을 삼키다

eorks 2013. 9. 22. 07:39
고전(古典) 이야기 ~노력과 발전~

몸에 옻 칠을 하고 숯불을 삼키다
역사 속에는 복수를 위해 또는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 자 신의 몸과 마음을 내던진 인물들의 이야기가 매우 많다. 어떤 일이든 성취를 위해서는 초인적인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살아있는 교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의 와신상담이 그렇거 니와 이를 갈고 팔을 걷어붙이며 벼른다는 뜻의 절치액완(切齒扼腕), 또 이를 갈며 속을 썩인다는 뜻의 절치부심(切齒腐心) 그리고 이제부터 소개하고자 하는 이야기, 몸에 옻칠을 하고 숯불을 삼킨다는 `칠신탄탄(漆身呑炭)`이 모두 그런 교훈을 담 고 있는 고사다.
월왕 구천의 입장에서 볼 때 와신상담이 해피엔드로 끝을 맺 은 것이라면 이 이야기는 새드 엔딩이라고 할 수 있다. <사기>
`자객전(刺客傳)`에 전하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얘기다.
춘추 말기에 진나라 왕실은 왕년의 패자다운 면목을 모조리 잃고 나라의 실권은 지백(知伯), 조(趙), 한(韓), 위(魏) 등의 공 경(公傾)에게 건너가 버렸다. 그리고 공경들은 세력 다툼에 정 신이 쏠려 있었다. 그 가운데서 가장 강력한 세력은 지백이었 다. 그는 한과 위를 구슬러 조를 쳐부수자고 설득하여 드디어 싸움을 버렸다.
이에 대항하여 조나라 양자(襄子)는 진양에 진을 치고 항복 하지 않고 버텼다. 지백은 마침내 진양성을 물로 공격하여 승 리를 눈앞에 두었다. 그런데 함락 직전 한과 위 양군이 반기를 드는 바람에 도리어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지백의 신하 중에 예양(豫讓)이란 자가 있어서 지백이 죽은 후 원수를 갚으려고 조나라 양자의 생명을 노렸다. 맨 먼저 예 양은 죄수처럼 몸을 파리하게 만들어 궁전의 미장 공사에 섞여 들어갔다. 그리고는 양자가 뒷간에 들어갔을 때 찔러 죽이려다 가 붙들렸다. 무엇 때문에 이런 짓을 했느냐고 까닭을 물었을 때 예양은 이렇게 대답했다.
"지백은 나를 국사로 대접해 주었다. 따라서 나도 국사로서 보답하려 한 것이다."
양자는 그를 충신이요, 의사라 하여 그 죄를 용서해 주었다.
그러나 그 후에도 예양은 복수의 귀신처럼 양자를 죽이기 위 해 기회를 엿보았다. 예양은 상대에게 몸을 속이기 위해 몸에 옻칠을 하여 문등병자처럼 하고, 숯을 삼켜 벙어리가 되어(몸 에 옻을 칠하면 옻이 올라 나병환자 같이 되고, 숯을 먹으면 목 소리가 찌그러져서 벙어리 같이 된다) 거리에서 구걸을 하며 양자의 동정을 살폈다. 그의 모습은 너무나 변해서 그의 아내 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단 한 사람, 그의 친구가 그를 알아보고 조용히 권했다.
"원수를 갚는 것도 달리 편한 방법이 있지 않겠는가, 가령, 양자의 신하가 되어 기회를 엿보는 것이 더 좋은 것이네."
그러나 예양은,
"그건 역시 두 마음을 갖는 일이야. 내가 하려는 일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후세 사람에게 두 마음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 주고 싶네."
라고 말하고 여전히 복수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어느 날, 다리 밑에 숨어서 그 곳을 지나게 되어 있는 양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양자가 다리목 가까이 오자 말이 걸음을 멈 추고 나아가지 않았다. 이상히 생각한 양자가 부하들을 시켜 사방을 수색하여 거지꼴을 한 예양을 찾아냈다. 양자는,
"그대는 이미 옛 주인에게 할 일은 다한 셈이요, 나도 그대에 게 충분히 예를 다했다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내 목숨을 노리 니 이제는 용서할 수 없다!"
고 하고, 부하를 시켜 죽이라 했다. 예양은 마지막 소원이라며 양자에게 입고 있는 의복을 잠시 빌려 달라고 했다. 양자가 윗 옷을 벗어 주니 예양은 품에서 비수를 꺼내어 그 옷에 덤벼들 기를 세 번.
"지백님! 이제 원수를 갚았사옵니다."
하고 소리치고는 비수로 목을 찔러 스스로 목숨을 거두었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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