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대(大)와 소(小)의 다른 점

eorks 2013. 11. 13. 07:18
고전(古典) 이야기 ~수련과 성찰~

대(大)와 소(小)의 다른 점
`붕정만리(鵬程萬里)`는 붕새를 타고 만 리를 난다는 뜻으로, 앞길이나 앞날이 크게 열려 있음을 뜻한다. `붕(鵬)`이란 상상 의 세계에 있는 새의 이름이다. 이 새에 대하여 쓰인 가장 대표 적인 문장은 <장자>의 첫머리 `소요유편(逍遙遊篇)`에 있는 한 대목이다. 거기엔 이렇게 쓰여 있다.
"북해 끝에 곤(鯤)이라는 이름의 고기가 있다. 곤의 크기는 몇 천 리가 되는지 모른다. 곤이 화해서 붕이라는 새가 된다. 붕의 등도 몇 천 리 길인지 모른다. 이 새가 한 번 힘주어 날아 오르면 날개는 온통 하늘을 덮어 구름처럼 보이고, 바다가 소 리치며 출렁거릴 만한 큰 바람이 일어나는데, 거기 맞추어 북 해 끝에서 남해 끝까지 날아가려고 한다. 세상의 불가사의한 일을 잘 아는 제해(帝諧)라는 사람의 말에 의하면, 붕이 남해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날개로 바닷물을 치길 3천 리, 회오리바람 을 타고 오르길 9만 리, 여섯 달 동안 계속 날아서 비로소 그 날 개를 쉰다고 한다."
장자는 이 붕이란 새를 빌어 세속의 상식을 넘어 무한히 큰 것,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정신세계를 소요하는 위대한 자의 존재를 보여 주려고 한 것이다.
아무튼 장자의 문장을 근본으로 하여 여러 가지 숙어가 생겨 났다. 우선 붕곤(鵬鯤) 또는 곤붕(鯤鵬)이라 하면 상상할 수 없 이 큰 것을 의미하는 말이고, 붕배(鵬背) 붕익(鵬翼)이라 하면 붕의 등이나 날개를 뜻하며 거대한 것을 비유할 때 쓰인다. 특 히 붕익은 거대한 항공기 등을 형용하는 말로 많이 쓰인다. 붕 박(鵬搏 ㅡ붕의 날개 침), 붕비(鵬飛), 붕거(鵬擧)는 크게 분발 하여 어떤 일을 하려는 것에 대한 비유요, 붕도(崩圖)는 붕이 북에서 남으로 일거에 9만 리를 날려는 웅대한 계획을 의미하 므로 보통 사람들은 생각도 못할 원대한 사업이나 계획을 비유 할 때 쓰인다.
장자는 이 9만 리를 나는 대붕, 즉 매이지 않는 위대한 존재 에 대해 상식의 세계에 만족하며 하찮은 지혜를 자랑하며 스스 로 족하다고 생각하는 범속한 사람들의 천박함을 이렇게 풍자 하고 있다.
"9만 리를 날나가는 대붕을 보고 척안(斥鷃-메추라기 비슷한 작은 새)은 오히려 이를 비웃으며 `저 붕이란 놈을 보아라. 저 놈은 대체 어디를 가려는 건가, 우리는 힘껏 뛰어 올라도 3, 40 척이며 도로 내려와서 쑥 덤불 사이로 날아다니며 그러고도 충 분히 날아다니는 즐거움을 맛보는데, 저 놈은 대체 어디까지 날아가겠다는 건가?` 하고 뇌까린다. 결국 왜소한 자에게 위대 한 자의 자세가 알아질 리 없는 것이다. 대(大)와 소(小)의 다른 점이다."
여기서 `붕안(鵬鷃)`이란 말도 쓰이게 되었다. 대소의 차가 너무나 큰 것을 비유한다. `연작이 어찌 홍국의 뜻을 알랴`라는 말도 이와 비슷한 뜻을 가진 말이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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