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평온하고 여유 있는 기운

eorks 2013. 11. 15. 07:28
고전(古典) 이야기 ~수련과 성찰~

평온하고 여유 있는 기운
맹자가 제나라에 갔을 때, 공손축(公孫丑)이라는 사람이 제자 로 들어왔다. 공손축은 스승이 제나라의 국정에 참여하여 관중 과 안자처럼 제나라를 강국으로 이끌어 줄 것을 기대했다. 그 러나 맹자는 관중, 안자 등의 힘이 정치를 배격하고 덕에 의한 왕도정치야말로 이 난세에 있어서 대(大)를 이루는 길임을 역 설하니 공손축은 크게 감명 받았다.
공손축은 맹자에게,
"선생님이 제나라의 대신이 되시어 도를 행하신다면 제는 천 하의 주인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선생님도 역시 마음이 움직이시겠지요?"
하고 물으니,
"아니다. 나는 사십을 넘어서부터는 마음이 움직이는 일이 없었다."
하니 공손축은 경탄했다.
이런 대업과 대임을 앞에 두고 마음이 조용할 수 있다면 옛날 의 용자(勇者)로 이름이 높았던 맹분(孟賁) 이상이 아닌가. 그 러나 맹자는 태연하게,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저 고자(告子ㅡ맹 자의 논쟁 상대로서 맹자의 성선설에 대해서 사람의 본성은 선 도 악도 아니라고 했다)조차도 나보다 먼저 마음을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스승의 뜻밖의 말에 공손축은 다시 물었다.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방법이란 것이 있사옵니까?"
"있다."
맹자는 이렇게 말하고,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용(勇)을 기르 는 여러 가지 방법을 예로 들어가며 이야기했다.
용자(勇者) 북궁유(北宮裕)는 무엇이나 퉁겨 버리는 기개로써 용기를 길렀다. 또 같은 용자로 이름난 맹시사(孟施舍)는 두려 워하지 않는 것을 제일로 쳤다. 또한 공자의 제자 증자(曾子)는 스승에게서 들은 `스스로 돌아보아 바르다면 천만인이라 할지 라도 내가 가리라` 하는 말을 늘 명심하고 있었다. 자기 마음에 거리낌이 없다면 그 무엇도 겁내지 않는다는 것은 진실로 큰 용기요,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최상의 수단이다.
"그렇다면 고자의 부동심(不動心)과 선생님의 부동심의 차 이를 말씀해 주십시오."
"나는 말을 알고 있다(知言). 게다가 나는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고 있다."
`지언`이라 함은 한 편에 치우친 말, 음란한 말, 사악한 말, 꾸 며서 하는 말 등을 알아보는 밝음을 가지는 일이다. 그리고 `호 연지기`란 평온하고 여유 있는 기(氣)를 말하는 것이지만, 맹자 자신도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할 만큼 극히 광대하고 강건 하며 바르고 소박한 것이다. 만약 이를 해치지 않고 기른다면 우주와 합일 하는 경지로, 그 기는 의(義)와 도(道)에 일치되어 길러지고 이를 결(缺)하면 잃어버린다.
이것은 자기 자신 가운데 있는 올바름을 쌓아가서 생기는 것 이요, 밖에서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또 자기가 만족할 수 있는 행실을 하지 않으면 기는 시들어 버리게 된다. 기를 기르는 마음가짐을 지니지 않으면 안 되지만, 턱없이 무리를 해도 안 된다.
우리는 예사로 호연지기를 기른다고 하지만, 그것은 좀처럼 쉽게 기를 수는 없는 것으로 공손축도 맹자에게
"그럼 선생님은 이미 성인(聖人)이십니까?"
하고 물어 맹자도 조심하게 했던 것이다. <맹자> `공손축편(公孫丑篇)`에 있는 얘기다.

......^^백두대간^^........白頭大幹

'고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웅덩이를 채우지 않으면 물은 흐르지 않는다  (0) 2013.11.17
처음은 있으나 끝은 없다  (0) 2013.11.16
청빈한 삶  (0) 2013.11.14
대(大)와 소(小)의 다른 점  (0) 2013.11.13
여러 개의 갈림길  (0) 2013.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