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楊子)의 이웃 집에서 양 한 마리가 도망을 쳤다. 그 동네사 람들까지 모두 나서고 양자의 집에서도 아이까지 나서서 양을 찾으러 다녔다. 양자가, "단 한 마리의 양을 어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뒤를 쫓아가 는고." 하고 물으니, "도망간 쪽에는 갈림길이 많기 때문이오." 라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얼마 뒤에 피곤한 몸으로 돌아와서 이렇게 말했다. "갈림길을 가면 또 갈림길이 있어서 양이 어디로 갔는지 모 르게 되어 버렸소." 양자는 그 말을 듣고는 묵묵히 앉아 입을 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웃는 얼굴 한 번 보이지 않았다. 제자들이 기 껏해야 양 한 마리를 잃은 일이요, 더구나 자기의 양도 아닌데 그렇게 침울해 있는 것이 이상하다 생각하고 그 까닭을 물어도 대답이 없었다. 뒷날, 한 제자가 그 일에 대해서 양자와 문답한 결과, 목표가 단 한 마리의 양이라 할지라도 갈림길에서 또 갈림길로 헤매어 들어가서 찾다가 결국 양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학문의 길도 그와 같은 것이어서 하나로 돌아가는 중요한 목표를 잃게 되는 방법을 무의미한 것임을 깨달았다는 것이었다. 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떤 집에 하인이 둘 있었는데, 제각기 양을 지키고 있다가 둘 다 양을 잃어 버렸다. 주인이 화를 내며, "대체 너희들은 양이 도망갈 때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 하고 물으니까 한 하인은, "책을 읽느라고 정신이 팔려 있었습니다." 라고 대답했고, 또 한 하인은, "주사위 놀이에 정신이 팔려서......." 하고 대답했다. 두 하인이 하고 있던 일은 각각 다르다. 그러나 양을 지킨다 는 중요한 목적을 잃어버린 결과에 있어서는 다를 바가 없다. 가장 중요한 일은 참된 목표를 확실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문에는 지식의 집적과 이론의 분석이 필요한 것은 말할 것 도 없지만, 부질없이 작은 일을 꼬치꼬치 캐고 살피는 일에 빠 져서 근본 목표를 잃어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란 것을 풍자 한 이야기이다. 이를 `다기망양(多岐亡羊)`이라고 하는데, <열 자> `설부편(說符篇)`, <장자(莊子)> `변모편` 등에 보인다. |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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