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거위와 바꾼 글씨

eorks 2013. 11. 29. 08:23
고전(古典) 이야기 ~진실로 어리석기는 어렵다~

거위와 바꾼 글씨
산음 땅의 어떤 도사가 왕희지의 글씨를 좋아하는 열렬한 팬이었으나, 그 글씨를 얻기가 어떻게나 어려웠던지 우선 한 쌍의 흰 거위를 기르기 시작하였다. 왕희지는 흰 거위를 무척 좋아한다는 소문이 있어서였다.
일찍이 회계 땅에 의지할 곳 없는 노파가 흰 거위를 기르고 있었는데, 그 거위의 울음소리가 얼마나 좋았던지 소문이 자자하였다.
왕희지가 제자로 시켜 그 거위를 사려고 하였으나 노파는 팔지 않겠다며 거절하였다. 왕희지는 그 거위를 가지지는 못해도 구경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릴 것만 같았다. 그는 친척과 벗들을 데리고 부랴부랴 노파의 집을 찾아갔다. 노파는 왕희지가 친히 왔다는 말을 듣고 크게 당황하였다. 집안을 샅샅이 뒤졌으나 아무것도 대접할 것이 없었으므로 할 수 없이 거위를 잡아 대접하기로 하였다.
왕희지는 구경삼아 찾아왔을 뿐인데 문제의 거위가 냄비 속에서 요리로 둔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크게 실망하여 며칠을 두고 애석해했다고 한다.
산음땅의 도사가 기른 거위는 색깔이 희고 살집도 좋았다. 이 소문을 들은 왕희지가 배를 타고 도사의 집을 찾아가 그 거위를 흥정하였다.
"이렇게 훌륭한 거위를 팔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선물로 드릴 테니 <도덕경>을 베껴 주셨으면 합니다."
도사의 말에 왕희지는 대뜸 붓을 들어 써 주고는 거위를 얻어 가지고 돌아왔다. 이로부터 `거위와 바꾼 글씨`라는 일화가 생겼다.

......^^백두대간^^........白頭大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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