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어느 곳이 가까우냐?

eorks 2014. 2. 21. 03:25
고전(古典) 이야기 ~진실로 어리석기는 어렵다~

어느 곳이 가까우냐?
동진(東晋)의 숙종(肅宗)은 영특한 임금이었다. 숙종이 어려서 태자로 있을 때였다. 어느 날 장안에서 사람이 왔다. 아버지 원제(元帝)가 태자에게 물었다.
"장안과 태양 중 어디가 가까우냐?"
"장안이 가깝습니다. 장안에서 온 사람은 있어도 태양에서 사람이 오는 것은 보지도 듣지도 못했으니까요."
원제는 태자의 재치 있는 대답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 여러 사람과 한가한 얘기를 하고 있던 자리에서 또 똑같은 말을 태자에게 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답이 달랐다.
"태양이 가깝습니다."
"지난번에는 장안이 가깝다고 하지 않았는가?"
"지금 머리를 쳐들고 보니까 태양은 보이는데 장안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태양이 가까운 것 같습니다."
원제는 태자의 대답이 정말 신통하게 여겨졌다. 태자는 자랄수록 총명하고 인자한데다가 글도 잘하고 무예에도 능했다. 일찍이 원제를 배반했던 왕돈(王敦)이라는 사람이 석두성(石頭城)에 머물고 있었는데, 태자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려고 갖가지 유언(流言)을 했지만 숙종의 군사에게 패하고 마침내 병들어 죽었다. 숙종은 왕돈 형제와 그 일족을 모조리 없애자는 의견에 반대하여 너그러운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백두대간^^........白頭大幹

'고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학졸사 왕선생  (0) 2014.02.23
황혼을 켜는 촛불  (0) 2014.02.22
가면과 진정  (0) 2014.02.20
백주지조(柏舟之操)  (0) 2014.02.19
의마심원(意馬心猿)  (0) 2014.02.18